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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1 뮤지컬 메리셸리 (스포 O)

일단 보고

by 일단하는사람 2024. 2. 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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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뮤지컬 입덕작은 프랑켄슈타인, 대학로 입덕작은 더테일이다.

 

이 두 작품 모두와 연관이 있는 메리셸리를 놓칠 수야 없지. 

 

너무 보고 싶어서 2월이 되자마자 다녀왔다😆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 중이었는데,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지도를 찾아가다 보니 공연장으로 가는 듯한 분들이 보여서 자연스럽게 합류했는데..

 

외부 계단을 통해 내려가기 시작해서 무려 지하 4층까지 가게 됐다🥲

 

무릎이 특별히 안 좋진 않은데.. 이상하게 이 날은 무릎이 시렸다ㅠㅠ 날이 추워서 그런가..

 

설마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가? 했는데... 있는 것 같닼ㅋㅋㅋㅋ 다음번엔 꼭 엘리베이터 이용해야지😂

 

 

이 날의 캐스트. 여러 후기들을 봐도 메리셸리 최고의 조합인 듯하다.

 

원래 대표 넘버 정도만 들어보고 자첫을 하는 편인데.. '나의 괴물 rep'을 들었다가 단번에 빠져서...

 

처음엔.. 굉장히 독특한 목소리네? 싶었던 박규원 배우 목소리에 중독되어 버렸다.ㅋㅋㅋㅋ

 

최연우, 정휘 배우 제외하고는 처음 보는 배우들이지만 기대감 max.

 

 

캐스팅 보드에 넘버 목록도 있는 게 참 좋았다.

 

이 날 7열 좌블 완전 벽 쪽에 앉아서 봤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시야가 괜찮았다.

 

무대가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층 볼 때도 고개를 많이 움직일 필요 없고, 사이드지만 문이 살짝 가려지는 것 빼고 어느 장면이 심하게 안보이거나 하지도 않아서..

 

마지막에 문이 열리고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데 그건 잘 안보이긴 한다😂

 

번외로 계단 오르내리기 힘들어 보이는데 배우들 동선이 위아래로 꽤 많이 움직여서 힘들어 보였다🫠

 

그리고 의자가 꽤 쾌적하다👍

 

다음에 오더라도 중블 뒤쪽으로 가느니, 사블 앞쪽을 선택할 것 같다.

 

배우들은 전체적으로 다 왔다 갔다 하지만.. 폴리는 좌블 쪽에서는 많이 못 본 것 같다ㅠ

 

이제부터는 극에 대한 내용을 쓸 테니 스포 방지를 원한다면 읽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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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딱 보고 나온 시점의 감상은.. 아쉽게도.. 좀 어수선하다는 거였다.

 

메리를 제외하고는 다들 여러 역할을 소화하기도 하고, 특히 바이런-폴리의 관계도 메리-퍼시-클레어의 관계와 거의 동등한 비중을 가져가다 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는 느낌.  이야기가 물 흐르듯 이어진다기보다는 징검다리를 폴짝 뛰면서 따라가게 된다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완전 흐름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그저 약간 매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ㅎㅎ

 

그리고 또 하나는 실제와 허구를 잘 구분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내가 모든 것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약물로 자살하는 폴리보다 바이런이 더 약에 중독된 모습이 강조되어 살짝 혼란스러웠다. 더테일에서 폴리도리가 약물 중독으로 그려지고, 바이런은 약물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여줘서 더 헷갈렸을지도.. ㅎㅎ;;  그리고 또 하나. 관극 전에 퍼시X놈, 퍼발놈 얘기를 많이 들어서😅 대놓고 망나니인 바이런보다 더 문제가 많나?? 퍼시가 그런 인물이었나? 궁금했는데.. 물론 불륜만으로 충분히 퍼발놈 이긴 하나, 이 극에 나온 것처럼 무능하고, 메리셸리와 같이 만든 시를 본인 이름으로 발표하거나 할 정도의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는 그 나름대로 충분히 인정받는 시인이었던 것 같음... 그러나.. 이 극에서 그는 퍼발놈일 뿐이다.. ㅎㅎ;;

 

극은 간단히 쓰자면 메리의 성장과 프랑켄슈타인의 탄생기겠지만, 꽤 긴 시간을 오가고 여러 인물이 나온다.

 

우울한 메리는 퍼시, 클레어, 바이런, 폴리와 함께 비를 피해 바이런의 별장을 방문한다. 상태가 좋지 않은 메리는 혼자 있게 되고, 퍼시와의 만남, 그가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도 사랑의 도피를 하게 된 것을 회상한다. 동생인  클레어의 부탁으로 셋이 함께 도피를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형편은 좋지 않아 도피생활을 하게 되고, 퍼시는 둘의 대화를 통해 쓰게 된 시를 본인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준다. 그 와중에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게 되자 메리는 더 절망에 빠지고, 이런 자신의 마음도 모른 채 퍼시와 클레어는 지나치게 가깝게 지내며 신경을 긁는다. 

 

메리는 위로해 주는 폴리 덕분에 혼자만의 시간에서 벗어나 모두와 합류하고.. 술을 마시며 바이런은 공포 소설 내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그러고는 폴리에게 아편을 요구하고, 폴리가 이미 너무 허용량을 넘었다며 만류하자 너는 그저 하인일 뿐이라며 시키는 대로 하라고 화를 내고..  싸늘해진 분위기에, 인간의 피를 탐하는 고독한 존재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금방 취한 바이런, 퍼시, 클레어를 뒤로하고 메리는 폴리와 대화를 나누며 왜 당신 같은 사람이 굳이 바이런 곁에 있는 거냐며 묻고, 폴리는 그저 관성 같은 것이라고 대답한다.

 

클레어가 임신을 했음이 밝혀지자, 메리는 누구의 아이냐며 추궁하고 클레어는 당연히 바이런의 애라며 큰 싸움이 나고, 동시에 바이런은 자신이 취한 사이 폴리가 자신의 글을 베끼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점점 고통스러워지는 메리는 퍼시의 아내인 해리엇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리고 마침내, 퍼시를 떠나 자신의 글을 써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메리의 고통과 고독 속에서 괴물이 자라나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로 만들어지고, 폴리 역시 바이런의 글을 베껴 완성한 소설 뱀파이어를 바이런에게 넘긴 후 그를 떠난다. 먼 훗날, 익명의 이름으로 프랑켄슈타인이, 바이런의 이름으로 뱀파이어가 발표되지만, 그들은 진짜 작가가 누군지 당연하게 서로 알아본다.

 

나중에 프랑켄슈타인이 퍼시셸리의 책이라는 소문이 나고, 퍼시는 저자는 익명으로 남고 싶어 한다며 진실을 숨기지만, 마침내 자기 안의 괴물이 평안을 찾자 메리셸리는 책의 저자가 자신이라고 밝히며 극이 마무리된다. 

 

쓰긴 했지만.. 이렇게 정리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이야기 진행 사이사이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 많기에..

 

넘버는 물론이고, 가사들도 정말 주옥같고..  배우들의 연기, 노래가 다 정말 대단했다.

 

최연우 배우. 외치고 시작하겠습니다. 연! 우! 여! 신! 한 작품만 봤어도 너무 내공 있고 잘하는 배우라는 걸 알았는데.. 역시는 역시다.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무력한 모습이지만 어려운 넘버 소화는 어찌나 완벽히 소화하는지..🥹 멘탈이 많이 갈리는 역할인데 그 점을 돋보이게 연기를 잘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제일 마지막 장면. 프랑켄슈타인의 저자임을 밝히며 웃으면서 우는 표정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박규원 배우. 영상으로만 봤던 목소리를 실제로 들어 감격스러웠다🥹 기대를 그대로 만족시켜 줬다. 그런데 시옷발음이 새는 게 유난히 잘 들렸다🥲 음색으로 상쇄가능하긴 하지만...ㅎㅎ;; 캐스팅보드 순서가 메리 바로 다음이 폴리라 의아했는데.. 무려 괴물의 역할도 함께 한다. 근데 폴리 자체도 중요한 인물인데 괴물까지 함께하다 보니 이걸 굳이 한 배우가 했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은 들었다. 바이런-폴리의 관계를 보며 메리가 폴리에게 어느 정도 동질감을 느꼈고.. 그런 두 사람이 괴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썼다는 걸로 연결시킨 건 좋았다. 더테일에서는 약 먹는 폴리도리를 만류하는 바이런이 나오는데.. 같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다른 설정인 부분을 비교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었다. 그들의 관계는 아무래도 많은 작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인 게 확실하닼ㅋㅋㅋ

 

기세중 배우. 노래를 잘하는 배우라는 건 워낙 많이 들었지만, 음색도 편안했다. 메리와 연애하는 장면이 이 극의 유일한 밝은 부분인데ㅋㅋ ㅠㅠ 현웃 터지게 만드는 포인트들도 잘 터뜨려준 것 같다. 그와 별개로.. 캐릭터는 최악이지만..🫠 이런 역할은 하기 싫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사랑할 자유'에서 메리와 다정히 듀엣을 부르다가 유부남이라는 게 밝혀진 후 자연스럽게 해리엇과 똑같이 다정하게 듀엣 하는 거 보고..😵‍💫 정말 내가 보고 있는 게 맞나 의심스러웠다ㅎ 웬만하면 악역 서사에도 이입하고 동정심을 갖는 편인데.. '나도 너처럼' 부르면서 메리에 대한 열등감을 고백할 때는 나도 모르게 '여물어'ㅎ라는 생각이...ㅎㅎ... 프랑켄슈타인의 서문을 써주며 결말이 이러쿵저러쿵 하더니 널 위한 거야, 하며 프러포즈하는 장면도, 프랑켄슈타인의 저자는 비밀로 하겠다며 여지를 남기는 마지막 장면까지.. 최악이라🫠 나오는 장면마다 나도 모르게 째려본 것 같다..ㅎㅎ;;

 

정휘 배우. 이번 관극에서 가장 놀라웠던 배우다. 솔직히 이보통을 보고 난 후, 아쉬움이 남았던지라 큰 기대가 없었다. 근데.. 같은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의 성량이었다. 혹시.. 메이크업과 함께 성량이 커지는 타입이신지..??😃 일단 망나니 연기도 너무 잘 어울리고.. '신이 있다면'에서 고음 올리는 게.. 진짜 믿기지가 않아서 계속 쳐다보다가 메리가 아편 먹는 거 못 봤다🤣 바이런 연기 중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은 '나의 괴물 rep'에서 망토를 둘러쓰고 폴리의 목을 물려는 장면. 폴리가 메리의 괴물 연기를 겸했던 것처럼 바이런이 폴리의 괴물 연기를 했던 걸까? 곡의 처음 시작은 분명 바이런이었는데.. 무튼.. 이번 관극으로 정휘 배우를 다시 보게 됐다😆

 

류비 배우. 처음 보는 배우였는데, 배역에 찰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리의 어머니와 클레어를 오가는데 목소리가 뚜렷하게 구분됐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쉬웠다. 다른 배우들의 경우 지금 어떤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지 모호한 부분이 있었는데 말이다. ;; 나중에 어떤 배역을 밑든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관극을 마친 직후엔 모호함이 커서 아쉬움이 많았었는데, 지난 시즌 ost를 듣다 보니 극을 더 이해하게 되면서 재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는 중이다.

 

가장 감동적인 가사를 꼽자면 '신이 인간을'에서 '인생의 결말이 불행 이래도 가는 그 길을 절망으로 살진 않으리'라는 가사.

 

무엇보다도 명곡 파티니까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대신 미리 좀 배경지식을 알아보고 보면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 잊을뻔한 이날의 에피소드. 폴리와 메리의 장면에서 앉았다 일어나던 박규원 배우의 코트가 의자에 제대로 걸려버려서😂 한참을 의자와 한 몸이 되어 씨름을 했다🤣 앞에 있던 최연우 배우가 움찔움찔하며 도와줘야 하나 갈팡질팡 하는 거까지 보여서😅 웃펐다. 꽤 긴 시간 그러다 다행히 탈출했는데 귀여운 해프닝이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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