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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6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스포 O)

일단 보고

by 일단하는사람 2024. 2. 1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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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비'라는 곡을 카이 배우를 통해 알게 된 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솜)를 처음 접한 계기이다.

 

넘버도 좋지만 가사가 잔잔하면서도 감동적이라 힐링이 필요할 때면 듣곤 했는데, 전동석 배우 콘서트에 참석한 신성록 배우가 불러서 제대로 각인이 됐다.

 

신성록 배우 인터뷰에 꽤 많이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아마 이 작품을 많~이 아끼나 보다ㅋㅋ

 

전동석 배우에게 같이 하자는 얘기도 했다는데.. 둘 다 완전 톰의 음색이라.. 한 무대에 서긴 어렵지 않을까..??ㅋㅋㅋ

 

무튼! 그래서 꼭 봐야겠다는 마음은 있었으나 2인극임에도 가격이 꽤 비싸고.. 특별히 관심이 가는 배우가 없던 탓에 이번 시즌을 패스하려 했었다.

 

근데 할인도 뜨고, ost도 증정해 준다기에..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보자!라는 마음을 먹었다. ㅋㅋㅋ

 

 

 

솜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고 있는데, 이곳도 이번이 처음이다. 

 

친구에게 말했더니 화장실이 좋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서.. 예..?? 뭐 단차, 시야 이런 거 말고 냅다 연강홀은 화장실이라고요??ㅋㅋㅋㅋ

 

좀 웃겼지만ㅋㅋㅋ 직접 가본 결과 그렇게 말할만했다ㅋㅋㅋ 백화점 화장실 부럽지 않더라고요..??

 

좋은 향도 나고...👍 

 

이 날 나의 좌석은 우블이었는데, 토마스의 단상이 오른쪽이기 때문에 토마스를 보러 간다면 우블이 좋다.

 

하. 지. 만. 앨빈은 거의 좌측에 있고, 극 중 나비가 있다며 객석을 유심히 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건 좌블과 중블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싶은지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것 같다. 토마스의 첫 등장은 좌블과 중블사이 통로라는 것도 참고! 엘리자벳의 키치가 생각났는데.. 내가 우블이라는 게 좀 아쉬워졌었다.. 그치만 그 외에는 토마스를 주구장창 볼 수 있었음👍

 

5열에 앉았는데 충분히 가까웠고, 앞뒤 간격, 의자 모두 쾌적했다. 2층 뚜껑은 중블 기준 8-9열 정도부터 덮이는 듯하다. 

 

 

커튼콜데이라 찍어봤다. 딱 이 정도 시야. 

 

커튼이 다 열렸을 때부터는 확대를 해서ㅠ 정확한 시야가 아닐 것 같아서 일단 이렇게만 남겨야겠다😅

 

어마어마하게 뿌려진 종이들 새삼 대단하다👍

 

 

이 날의 캐스트. 어떤 배우로 볼까 계속 고민을 했었는데.. 우연히 봤던 마이데몬에 잠깐 출연한 정욱진 배우가 너무 귀여워섴ㅋㅋㅋ 앨빈은 정욱진 배우로 고정하고 내 스케줄 되는 때로 골랐다...ㅎㅎ;; 근데 여기도 캐스팅보드 사기여요... 토마스는 저렇게 멀끔하게 나오는데.. 앨빈 갈색머리 가발 ㅠㅠ 이랑 착장이 다 묘하게 촌.. 스러워😂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이겠지만... 살짝 당황함..ㅎㅎ;;

 

사실 이창용 배우 인상이 영 안 좋았는데... 찾아보니 레베카에서 잭 파벨로 봤기 때문이었나 보다ㅋㅋㅋㅋ 나중에 찾아보고는 참 기억이라는 게 무의식 속에 깊~게 남아있구나ㅋㅋㅋ 라는걸 새삼 느꼈다. 그리고.. 이 극을 다 보고 난 후에는.. 음... 톰이라는 캐릭터가 별로라.. 그 인상을 바꾸긴 어렵겠다..ㅎㅎ;; 어찌 보면 참 배역과 잘 맞는 인상이었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근데 배우 자체는 참 멋있었음다👍 잭 파벨이랑 토마스가 잘못한거쥬..

 

극을 보기 전에는 힐링극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가서.. 감동의 눈물을 많이 흘리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보고 난 후에는 사실 분노가 컸다😅 나의 예상과 다른 이야기였달까.. 이제부터는 내용을 간단하게 언급할 테니 스포가 싫다면 읽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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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토마스가 앨빈의 송덕문을 연습하면서 시작된다.

 

이미 마음이 많이 힘들어 보이는 그는 좀처럼 마음에 드는 송덕문을 쓰지 못하는데.. 그때 앨빈이 나타나 '네가 아는 얘기를 써!'라며 토마스 안에는 여러 이야기들이 이미 쌓여있다며 하나하나 꺼내 보자고 말을 건넨다. 

 

그렇게 어린 시절의 기억 속으로 돌아간 토마스. 그는 초등학생 때 앨빈과 친구가 되었는데, 그 당시 앨빈은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심적으로 힘든 상태였다. 함께 시간을 보내던 그들은 레밍턴 선생임의 장례식을 가게 되고, 그 자리에서 서로의 송덕문을 써주기로 약속을 한다. 두 사람 중 남은 사람이 그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이렇게 그들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웃음 짓다 앨빈은 송덕문을 쓰기 위해 일주일 전의 기억에 대해 얘기해보려 하지만, 토마스는 괴로워하며 거부를 하고, 결국 다시 먼 과거의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평범하게 성장해 나가던 토마스와는 달리 앨빈은 독특함을 간직한 채로 성장하게 되고, 그런 점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 그때마다 토마스는 앨빈을 구해주지만, 그를 걱정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둘이 함께 시간을 보낼 때에도 앨빈은 여전히 엉뚱하지만 토마스는 그런 그의 말을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여 들어주고, 그에게 영감을 받은 글을 쓰기도 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시간은 더 흘러가 토마스는 대학을 진학하며 고향을 떠나게 되고, 앨빈은 섭섭하지만 티를 내지 않고 그를 보내준다.

 

앨빈은 고향에서 아버지의 서점일을 맡아하게 되고, 토마스는 스타작가가 되고,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도 생기며 둘 사이는 어쩔 수 없이 멀어지게 된다. 토마스의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르고, 많은 것이 변했는데 친구인 앨빈만이 예전 모습 그대로라고 느끼게 된다. 시간이 더 지나 승승장구하던 토마스도 슬럼프를 겪으며 앨빈과의 약속을 당일에 취소해버리기도 하고 파혼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 앨빈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앨빈은 토마스에게 송덕문을 부탁하는데, 여러 문제로 복잡하던 토마스는 늦게 도착한 것으로도 모자라, 다른 작가의 좋은 글로 송덕문을 대체한다. 이때 앨빈은 크게 실망하고, 토마스 역시 훌륭한 작가의 글이라며, 이 정도면 너희 아버지에게는 과분한 글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말을 함으로써 둘은 크게 싸운다. 앨빈은 아버지 송덕문은 본인이 해결하겠다며 토마스를 돌려보내는데, 글 쓰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냐던 토마스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술술 해나가는 앨빈을 지켜보며 그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난 후, 앨빈은 다리에서 추락해서 죽게 되고 토마스는 그의 송덕문을 준비하는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실 토마스가 발표했던 모든 글들은 앨빈의 이야기, 혹은 둘의 이야기였음에도 토마스는 그에 대해 한 번도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미 앨빈이 죽은 지금, 그는 앨빈이 왜, 어떻게 죽게 된 건지, 왜 그가 고향을 떠나지도 않고 예전 모습 그대로 살아갔던 건지.. 아무것도 물어볼 수도, 알 수도 없다는 걸 깨닫는다. 앨빈은 본인이 다리에서 일부러 떨어진 게 아니라고 톰에게 말해주지만..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죄책감이나 후회에 매달리는 게 의미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된 걸까? 그는 앨빈의 이야기로 채운 송덕문을 완성하며 극이 마무리된다.

 

음.. 어째서 토마스가 후련하게 웃으며 극이 끝난 거지..?? 살짝 어리둥절했다..

 

토마스 너 이 새끼.. 나쁜 새끼...  대신 사죄할 가족도 없는데 너 그 죄책감 그냥 후련하게 날려버리려고??

 

앨빈한테 가족이 남아있었다면.. 그 사람에게 재산 좀 떼어줬어야 할 것 같은데 ㅠ 그러지도 못한다고!! 너가 근데 그냥 그렇게 후련해진다고?? 분노가 차올랐다...ㅎㅎ.... 

 

이 극 속에 나오는 앨빈은 과거 속 앨빈이거나 톰의 머릿속 앨빈이기 때문에.. 결국 톰이 원하는 방향대로 존재하는 앨빈이 극에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귀신 앨빈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나는.. 지극히 현실적이라 그런 해석이 잘 안 된다ㅠ ) 그러니까 자살한 게 아니라도 말하는 앨빈도 결국 톰이 본인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 만들어낸 모습인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후유증이 오래갔던 캐릭터인 데다 하나 남은 가족인 아버지도 잃고, 많이 좋아하고 의지했던 친구와도 크게 틀어진 상황에.. 앨빈이 살아갈 힘을 다 잃은 것만 같아서.. 토마스가 용서가 잘 안 된다ㅠ 

 

토마스가 써낸 책의 제목을 하나하나 말하는 장면에서는 많이 놀랐다. 전부 앨빈의 이야기라.. 아니 하나 정도는 본인만의 이야기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웬만한 반전보다도 더 놀란 부분이다😵‍💫 그 정도면 수상소감에는 말했어야지!!! 따로 사례라도 했어야지!! 그런 거 다 필요 없고 그저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앨빈은 대체...😭 마지막 부분에 결국 토마스의 기억으로는 앨빈의 내면까지는 절대 알 수 없다는 부분이 나오는 게 참 당연하면서도 안타까웠다. 어떤 마음으로 살아온 걸까 앨빈은.. 결국 영원히 알 수 없기에 더 슬프게 느껴진다. 

 

최근 스모크에, 아가사, 메리셸리까지 인물의 내면이 의인화되어 나타나는 극을 보다 보니😅 솜을 보는 중에도 혹시 앨빈도 실존인물이 아니라 토마스의 마음속 친구였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그런 내용까지는 아니었다..ㅎㅎ 그래도 울림이 있는 극이었던 건 확실하다. 

 

 

기억에 남는 부분 몇 가지는.. 

 

처음 극이 시작할 때 이창용 배우가 진짜 장례식에서 한바탕 울고 온 표정이었다는 거. 진짜로 무대 올라오기 전에 울고 온 사람 같았다😳👍

 

중간중간 웃음포인트도 있는데, 레밍턴 선생님 장례식장 갈 때 열심히 몸개그 하며 몰래 들어간 앨빈과 멀끔히 문 열고 모범생처럼 들어간 토마스 ㅋㅋ 왜 앨빈 우습게 만드냐고요ㅠㅠㅠ 그리고 무슨 장면이었는지 기억이 흐릿하지만.. 찐텐으로 재수 없다는 말을 해서 또 객석 뒤집어졌었다😄

 

참 현실적인 이야기면서도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친했던 친구들과 인생의 틀이 크게 달라지는 걸 많이 경험하는 요즘. 그들은 아니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톰이 앨빈을 생각할 때처럼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앨빈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번외 편으로 나왔으면 좋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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