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좋은 극이라는 걸 들어왔던 작품인데, 이번에 올라온다기에 꼭 봐야지~ 하고 있었다.
'너를 봤어' 영상도 봤는데, 넘버도 너무 좋아서 큰 고민 없이 예매하기로!ㅎㅎ
작은 유진에만 좋아하는 배우인 유주혜 배우와 강혜인 배우가 있고, 큰 유진 중에 아는 배우가 없어서 한참 고민하다가..
최근에 유주혜 배우의 카르밀라도 봤으니ㅋㅋㅋㅋㅋ 강혜인 배우로 보기로 결정.
예매를 해두고 나니 스페셜 커튼콜 당첨이라 더 기뻤다🤭 굳 초이스👍
예매창에 트리거 워닝이 쓰여있어서 약간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너무나 섬세하게 만들어진 극이라 개인적으로는 크게 자극적이지 않았다.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이 진행됐고, 워낙 작은 공연장이라 시야가 크게 가려지지 않았다👍
이 날의 캐스트.
캐스팅보드가 귀엽게 꾸며져 있다⭐️
이 주의 캐스트도 전부 써있고..!!ㅎㅎ 참고로 저 가방들도 캐스팅 보드의 일부라는 생각을 못하고 물품 보관장소인 줄 알았다😂
전혜주 배우의 경우는 공연을 보진 않았지만, 버지니아 울프 역을 맡았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성범죄에 관련한 이야기라는 정도만 알고 갔었는데, 꼭 그 주제가 아니더라도.. 청소년기의 다양한 고민들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만한 작품이었다.
간단한 줄거리.
(캡처 잘하고 싶었는데 ㅠ 워낙 격한 노래라 잘 안됐... ㅠㅠㅠㅠ)
두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 안부인사를 나누고, 자신들의 과거를 회상하며 그 시절의 모습을 직접 재연한다. (어쩌면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혹은 자신들을 되돌아보고 격려해 주기 위해)
중학교 2학년의 새학기 첫날, '이유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아이가 같은 반에 배정된다.
둘을 어떻게 구분하면 좋을까? 하는 선생님의 말에, 큰 유진은 망설임 없이 '큰 유진과 작은 유진으로 구분해 달라'라고 말을 하고, 작은 유진은 약간의 불쾌감을 느끼지만, 조용히 넘어가려 한다. 큰 유진은 굉장히 밝고 설렌 마음으로 첫날을 보내지만, 작은 유진은 큰 감흥 없이 시큰둥. 수업이 끝나고, 큰 유진은 작은 유진에게 반갑게 인사하며, 둘이 같은 유치원에 다녔던 것을 기억하느냐고 묻는데, 작은 유진은 그런 기억이 전혀 없어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러자 큰 유진은 경찰서까지 갔던 그 사건에 대해서도 다 잊었냐고 묻는데, 그 역시 작은 유진은 전혀 알지 못하고... 둘은 너무나 다르지만 어쩐지 서로가 신경 쓰인다.
시간이 흘러 수학여행. 작은 유진은 불량한 아이들과 한 방을 쓰다가 억지로 술과 담배를 하게 되며 선생님께 크게 혼나는 일이 생기는데, 큰 죄책감을 느끼고 괴로워하던 작은 유진은 잊혔던 기억이 떠오른다. 차가운 엄마의 모습과, 그런 엄마에게 버려질까 봐 두려워하던 자신의 모습. 한편, 큰 유진은 건우라는 아이를 좋아하게 되는데, 여건이 마땅치 않아 친구의 핸드폰을 빌려가며 어렵게 연락을 이어간다. 그러다 건우도 큰 유진에게 호감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그녀가 전교 1등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교 1등인 유진이는 큰 유진이 아닌 작은 유진이었고, 큰 유진은 괜히 자신을 초라하게 만드는 작은 유진이 원망스럽다.
각자의 이유로 힘든 시기를 보내던 두 사람. 흐릿한 기억 때문에 답답했던 작은 유진은 큰 유진에게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묻고. 큰 유진은 유치원 원장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범죄라고 말해준다. 그 때문에 단체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작은 유진의 가족이 말도 없이 이사를 가고 연락이 두절됐었다는 것. 작은 유진은 크게 놀라지만, 큰 유진은 우리 잘못이 아니라 범죄자의 잘못이라며 의연하게 대꾸한다. 두 아이는 작은 일탈을 시도하다 위기에 처하자 결국 엄마에게 연락을 하고... 각자의 엄마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엄마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알게 되며, 화해하고 상처를 치유한다.
큰 유진의 엄마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있는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일이 아이의 잘못이 아님을 납득시켰기에 큰 유진은 그 사건을 극복하고 밝게 성장할 수 있었다. 작은 유진의 엄마는, 그 일을 없던 일로 하는 게 아이에게도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했기에 애써 회피했지만, 그게 작은 유진에게는 더 큰 트라우마로 남아 기억을 통째로 잊게 된 것이다. 어느 쪽이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았으나, 정답을 알 수 없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대처한 것일 뿐이다. 큰 유진 역시 남자친구와의 스킨십을 자신도 모르게 피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처가 있음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그녀를 이해하고 응원해 주는 가족이 있기에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어른이 된 유진이들은, 그 때의 엄마 나이가 되고 난 지금에서야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며, 철없고 힘들었던 그때의 우리를 안아줄 수 있는 건 지금의 우리뿐이라며 웃는다.
입소문이 난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던 작품🥰
스크린 활용도 간간히 하는데, 극의 분위기와 너무 잘 맞아서 스크린과 무대를 동시에 볼 수 없어서 아쉬울 정도. 눈동자만 바빴다😅
두 명의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데, 주인공들과 같이 교복을 입고 들어와서 컨셉 제대로다👍 했더니 극에 참여도 종종 하지 뭔가!! 액터뮤지션..??🤭 배우처럼 연기하진 않았어도ㅋㅋㅋ 귀여워서 좋았다.!!
그리고 넘버들이 전체적으로 좋다. 안예은 가수가 작곡했다고 들었는데, 대중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호불호 갈리지 않고 누구나 좋다고 느낄만한 넘버들이 많았다. 기존 뮤지컬 곡과는 다른 느낌이었는데 그게 신선👍
두 명의 배우들은 유진이들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유진이들의 엄마도 연기하는데, 두 분 다 약간 가라앉은 엄마 역할의 목소리가 더 잘 어울렸다. 학생 연기도 물론 좋았는데 둘 중에 따져보자면 엄마 연기가 좋았다는 거..!! 강혜인 배우는 중간에 동혁이라는 아이돌 연기도 하는뎈ㅋㅋㅋ 갑자기 관객 참여 극이 되어버려서 살짝 당황😨 새삼 배우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ㅎㅎ
힘든 장면과 웃음 포인트가 되는 장면을 번갈아 가며 보여주면서 관객과 배우 모두 많이 지치지 않게 연출했는데, 눈물 흘리는 씬에는 정말 후드득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 ㅠ 그걸 보는 나 역시도 극이 끝난 후 마스크가 아주 너덜너덜🥲 하나 불호 포인트가 있다면... 배우들이 연기하지 않는 부분에서 무대 뒤로 나가지 않고 살짝 옆으로 빠져있는 형태였는데.. 강혜인 배우가 그곳에서 코를 너무 큰소리로 풀어서..;; 당황😱 당연히 눈물이 많이 났으니 콧물도 많이 났을 테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다음 장면을 위해서도 좋겠지만.. 그럴 거면 무대 뒤로 잠깐 나갔다 오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코를 푸는 씬인가 했을 정도로 크고 당당한 소리가 여러 번... ㅎㅎ...;; 놀랐답니다... ㅠ
극에 대해서 느끼는 바도 많았는데, 누구나 살면서 느껴봤을만한 감정들을 잘 풀어 보여주는 게 일단 제일 좋았다. 나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 동생보다 못하다는 열등감, 모범생이 아니라면 나 자신의 가치는 없을 것만 같은 불안감 등등.. 이런 것들을 보여주고 위로해 주니 나도 같이 힐링하며 울 수 있었다. 별거 아닌 일을 크게 생각하고 감정 과잉으로 느껴지는 지점도 있었지만.. 그게 십 대의 특징아니겄어요?? ㅎㅎ 또, 같은 상황에서 가정의 분위기가 한 아이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됐다. 큰 유진이가 티 없이 맑은 아이로 자랐다는 게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느껴지면서 작은 유진이가 더 안쓰러웠다. 가장 중요한 시기가 그렇게 흘러가 버렸는데.. 그걸 되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솔직히 작은 유진 엄마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잊고 사는 게 좋을 거라는 판단한 건 그럴 수 있다. 근데 왜 그렇게 차갑게 대하신 거예요?? ㅜㅜ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었다면서.. 🙄그럼에도 서로 의지하며 나이 먹었을 두 사람이 대견하다☺️
아무쪼록 이 뮤지컬이 오래오래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
240922 뮤지컬 하데스타운 (스포 O) (6) | 2024.10.20 |
---|---|
240911 뮤지컬 경종수정실록 (스포 O) (5) | 2024.10.05 |
240825 뮤지컬 살리에르 (스포 O) (5) | 2024.09.18 |
240821 뮤지컬 카르밀라 (스포 O) (0) | 2024.09.15 |
240818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스포 O) (7) | 2024.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