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알게 된 건 김세정의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의 영상을 보게 되면서였다.
노래가 워낙 좋아서 기회가 되면 꼭 봐야지. 했는데 올해 개막 소식을 듣고는 그저 기쁨✨
이제는 꽤 오래전 얘기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박진주 배우 캐스팅 소식이 기사로 먼저 떴건 것 같고..
이후 전 캐스팅이 발표가 됐는데.. 발표되자마자 안나는 민경아 배우로 봐야지! 했다☺️
안나 캐스팅으로도 약간의 소란이 있었는데.. 뭐 그 부분은 패스!
브라운은 경력직이기도 하고 오페라의 유령에서 보게될 수도 있는 송원근 배우로 결정.
이렇게만 결정했으면 관극이 이렇게 늦어지진 않았을텐데..😅
프랑켄-스위니까지 보면서 나름의 정이 든 김대종 배우도 보고 싶어서 세 명이 포함된 날에 보려고 하다 보니 생각보다 각이 안 나와서 ㅠ
막공 바로 전 주가 되어서야 관극을 하게 됐다🤦♀️ 그래도 볼 수 있게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한참 전에 티켓팅을 해두고 관극만 기다렸는데.. 갑자기 배우들이 코로나에 걸려 5월 14-18일 공연이 통으로 취소가 되는 일이 발생.
혹시나 취소 되는 회차가 늘어나진 않을까, 막공이 얼마 안 남아서 표 구하기도 싶지 않아 못 보는 건 아닐까, 코로나에서 회복되지 마자 연기하는 배우들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라 괜히 실망만 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한 바가지였다.
물론 내가 하는 걱정의 90%는 실제 일어나지 않고, 이번에도 괜한 걱정이었다.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는 처음인데.. 건물이 아주 멀끔하다.
단차나 시야가 극악무도하다는 얘기를 워낙 많이 들었는데..
중블 티켓팅은 실패하고 사블 통로석에 앉아서 단차영향은 덜 받았다.
안나를 가까이서 보려면 우불보다는 좌블인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 ^-^
다만 정말 무대와의 거리가 멀어서..;; 거의 예술의 전당급이다.
무대를 깊게 쓰기도 해서인지.. 꽤 앞열이었음에도 오글을 많이 들었다.. 1,2열은 무대와 과하게 가까워 보여서 고개가 아플 것 같았는데
2열과 3열 사이 통로가 있어서 그런가보다.
여기서 관극을 한다면 그래도 무조건 전진을 해야한다🫠
무튼 개인적으로 최상의 배우 조합으로 쾌적한 관극을 했다는 생각.ㅎㅎ
관극 전후로 캐스팅 보드가 바뀌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 건지는 조금 궁금.
극 자체의 내용은 평범하다. 여성에게 많은 제한이 있었던 시기, 남들과는 달랐던 여자 안나와 고지식한 남자 브라운이 서로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지고 역경을 헤쳐나가는 것.
첫 장면부터 안나와 브라운이 등장하는데 둘 다 목소리 자체가 너무 예쁘고 멋져서 정말 기다려온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넘버들에 언어유희가 조금씩 나오는데 첫 곡부터 '나머지, 난 뭐지'가 귀에 쏙 박혔다. 이상하게 슬프네...
암네리스로 경아 안나를 봤을 때는 분량이 너무 적어 아쉬웠는데 레드북에서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넘치게 보여줬다⭐️
얼굴이 워낙 귀염상이라 뽀글거리는 머리가 찰떡.
목소리도 목소리지만 또 얼마나 명창인지.. 이건 확실한 재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 재판씬에서는 너무 많이 울어서 턱으로 눈물이 계속 떨어지는데 오글 들고 보면서 감탄했다..
브라운 경력직인 송원근 배우는 말하는 목소리도 노래하는 목소리도 저음이라 그냥 신사스러움이 절로 느껴지고 멋있다.
워낙 덩치가 커서 그 자체로 멋있는데 또 귀여운 부분도 잘 살림.
경아 안나랑 음색도 잘 어울려서 그냥 내내 눈호강 귀호강이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열연 중인데.. 체력 무엇??ㅎㅎㅎ 오페라의 유령에서 보게 될 모습도 기대 중이다.
김대종 배우는 스위니 토드 때 만든 몸을 유지 중인지 굉장히 말랐는데.. 모자 쓰고 있으면 머리카락이 정말 감쪽같이 사라져서 대머리 변태...처럼 보였다. 배역에 찰떡이었다는 뜻입니다...ㅎㅎ;;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넘버는 '사랑은 마치'와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유명한 넘버는 다 이유가 있다.ㅎㅎ
평범한 내용의 극이라고 말을 했지만 그럼에도 너무 만족스러웠던 건 등장인물 모두가 사랑스러웠다는 것이다. 이 극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존슨은 살짝 짜증 나지만 그마저도 귀엽게;; 보일 수 있게 최선을 다한 것 같다..ㅎㅎ
로렐라이와 도로시, 앤디와 잭 모두 통통 튀고 사랑스럽다.
로렐라이 역의 박영수 배우는 치마 입고 있을 땐 진짜 곱고 아름다운데, 바지 입고 나오니 훤칠하고 멋있다.
목소리도 분위기도 확확 바뀌는 게 대단하고, 왜 좋은 후기들이 많았는 지 납득 완.
그나저나 바이올렛과 헨리 역이 1인 2역 소화한 것이라는 걸 극이 다 끝나고서야 알았네.. 배우들 대단하다 bb
등장인물들에 비해 배우들이 적어서 다들 체력소모가 엄청날 것 같은데 다들 프로답게 극을 완성시킨 느낌이다.
왠지 최근에 봤던 전시인 '다비드 자맹'과 비슷한 느낌인 게, 심오하지 않지만 그냥 사랑스러워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그런 극이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극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엠디를 하나라도 사고 싶었는데 ㅜ 정말 사고 싶은 게 하나도 없어서 결국 못 샀다. ㅠㅠ
에코백이라도 있었음 좋았을 텐데ㅠㅠ
한 번의 관극이지만 너무 완벽한 관극을 해서 이번 레드북 관극은 여기서 마치려고 한다.
몇 년 후 다시 올라올 때 또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ㅎㅎ
볼만 한 뮤지컬을 찾고 있다면 레드북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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