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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23 뮤지컬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번째 대역배우 (스포 O)

일단 보고

by 일단하는사람 2023. 9. 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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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이 올라왔을 당시에는 몰랐다가, 막이 내린 후 여기저기서 좋은 작품이라는 글을 많이 보게 됐다. 

 

다시 올라오면 무조건 봐야지, 하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바로 올해 올라왔다👍

 

그중 가장 강렬했던 건 '인생은 내 키만큼'이라는 넘버의 가사.

 

'인생은 내 키만큼 깊은 바다. 파도는 계속 쉼 없이 밀려오는데 난 헤엄칠 줄을 몰라'

 

사실 이 부분까지만 알고 있었는데 그 뒤 가사가 또 슬프다.

 

'제자리에 서서 뛰어오른다'😭

 

 

쇼맨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중이다. 

 

처음 가보는 극장인데, 대학로가 아니라 생뚱맞게 시청역 근처다.

 

역에서도 걸어서 한 10분정도 걸리는데, 그 길이 예쁘고 분위기가 있어서 꽤 좋았다👍

 

정동극장 시야는 전체적으로 다 좋다고 듣긴 했는데, 그래도 자첫은 중블에서 하고 싶었다ㅎㅎ

 

나에겐 늘 어려운 티켓팅이라 ㅠ 앞쪽 좌석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중블은 사수해서 B열 72 좌석을 구했다😵‍💫

 

근데... 오... 여기도 영화관식 좌석이다.. 이런 극장이 또 있었구나....!!😂 

 

처음에 좌석을 잘못 찾아서 79번에 앉아있었는데, 높고 멀었다🤦‍♀️

 

다시 제 좌석을 찾아갔더니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낀 건지 시야가 괜찮았다.

 

독특했던 건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 2층 구조물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 처음에는 앙상블 배우들의 역할도 같이 하는 줄 알았다...ㅎㅎ

 

 

이 날의 캐스트. 

 

모든 배우 다 처음 보는 배우들이다. 

 

공연 시작 전 안내 방송이 신성민 배우였는데, 순간 신성민 배우의 네뷸라로 예매를 잘못한 건가 싶어서 식겁했다ㅋㅋㅋㅋ

 

윤나무 배우는 드라마 낭만닥터를 통해 보긴 했지만, 이 극과는 아주 다른 결이었지...ㅎㅎ

 

네뷸라의 젊은 시절을 연기할 때의 목소리가 종종 너무 멋진 저음이었다👍 노래도 잘하시고..

 

정운선 배우는 지친 수아의 모습을 연기하는데 정말 꾸밈없는 모습으로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극 내용은 제목이 너무 긴 데다 심오해서 도대체 무슨 뜻인가 했는데.. 그냥 그 말 그대로의 내용이어서 의외였다. 

 

뭔가를 함축하고 있는 제목이겠지? 싶었는데.. ㅋㅋㅋ 

 

내용 자체가 어렵진 않고 네뷸라의 이야기, 수아의 이야기가 각각 나오는데 이 둘의 이야기가 매끄럽게 엮인다는 느낌은 없었어서 얼떨떨한 느낌으로 관극을 했다. 근데 눈물은 흐르고 있던.... 엄청 슬프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눈물이 흘러 신기한 감각이었다.

 

네뷸라는 젊은 시절 극악무도한 독재자 미토스의 대역배우로 활동했다. 어렴풋이 미토스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미토스는 몰락하고, 그의 최 측근 중 하나였던 네뷸라 역시 죗값을 치르고 미국에 오게 된다. 그 후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그는 과거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시기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워하는 마음을 떨칠 수 없다. 그래서 스스로 혼란스러워하고, 이 모든 얘기를 수아에게 털어놓고 본인을 판단해 달라고 한다. 

 

수아는 어려서 미국의 가정에 입양된 한국인이다. 입양된 가정에는 이미 장애가 있는 동생이 있었고, 수아는 본인이 입양된 이유가 그 동생을 돌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본인의 역할을 잘 소화해 내지만, 점점 지쳐가고 어느 날 발생한 화재 사고를 계기로 집을 뛰쳐나온다. 그 뒤로 과거를 묻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하지만 결국 달라지지 않는 본인의 모습에 절망한다. 그러다 만나게 된 네뷸라를 통해, 본인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용기를 내서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위에도 잠깐 언급했듯이 두 인물의 상황이 서로 너무 달라서 네뷸라 이야기를 듣고 수아가 과거를 마주하게 된 게 이해가 안 갔었다., 서치를 하다 보니 '과거에 빠져 현재를 놓친 네불라'와 '과거를 외면하고 현재를 추구하는 수아'가 대비된다고 생각하니 이해가 갔다.

 

네뷸라에 이입을 하게 되다 보니 개인적으로는 안쓰럽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수아는 꽤 단호하게 그의 이야기들을 불편해한다. 이 부분도.. 왜 저렇게 불쌍한 네뷸라를 다독여주지 않는 건지 수아가 야속했는데.. 극악무도한 독재자의 최측근이라고 생각하니, 그에게 그렇게 쉽게 이입을 해서는 안된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 뭐 히틀러나 전두환의 대역배우라고 생각하면... ㅎㅎ.. 얘기를 듣고 싶지도 않았을 것 같다. 관객이 너무 쉽게 네뷸라에게 이입하지 못하게 수아가 잘 꼬집어 준 것 같아서 참 섬세하게 준비한 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작진들이나 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어 관극 후에도 즐길 수 있었다. 

 

쇼적인 요소도 중간중간 있는데.. 조명이 많이 강렬했다. 지킬의 지금 이 순간 보다 더 강렬한 조명은 처음이야⭐️🫣

 

그리고 인생은 내 키만큼.. 이 넘버는 진짜 강렬하고 압도적이다. 이 한곡으로 표값 다 한다고 생각하거등요..

 

가볍게 보긴 어려운 극이지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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