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플라이는 작년부터 친구가 재밌다고 추천했었던 극이다.
그때는 시기를 놓쳤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박보검 배우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이슈가 됐다.
박보검이요?? 대학로예요??
이왕 보게 된다면 박보검 배우로 보고 싶긴 한데.. 과연 티켓을 구할 수 있을까 싶었다.
본인 확인도 엄격히 한다고 하니.. 불안하게 양도를 받느니 직접 구해야 할 텐데.. ㅎㅎ
추석 연휴기간에 첫공을 한 박보검 배우의 평이 나쁘지 않아서 다음 티켓팅에 도전을 할 생각이었다.
연휴 기간 뒹굴뒹굴하며 간간히 예사와 인팤 산책을 하다 우연히 예사에서 포도알을 발견했지만 놓치고ㅠ
갑자기 불타올라 적극적으로 들락날락하는데 공연 이틀 전에 B열 중블이 뜬 걸 잡아버렸다😲
이게.. 어떻게 현실이지..??? 몇 번을 확인한 후에야 기뻐할 수 있었다ㅋㅋ
더 픽션 이후로 오랜만에 간다.
생각해 보니 대극장도 2열에서 본 적이 없는데... 점점 더 벅찼다ㅋㅋ
1시간 전 티켓 부스 오픈이라 일단 표부터 받자. 싶었는데...
줄이..?? 이게 무슨 일?? 2-3층까지 이어져 있어서 식겁하고 줄을 섰다.
물론 표를 못 받는 일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불안해져서... ㅎㅎ 줄을 서다 보니 외국인 관객들도 있어서 또 신기했다.
신분증을 미리 준비해 두라고 하는 관계자분들이 안내를 해주셨다. 가족관계증명서니 뭐니 복잡해 보여..😵💫
B열 중블 시야는.. 뭐 말할 것도 없다. 배우가 무대 앞으로 오면 고개를 좀 들어야 할 정도로 가깝다👍
덕분에 정말 잘 봤다..ㅎㅎ
이 날의 캐스트. 정말 비현실적이다ㅋㅋㅋ
다 처음 보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최수진 배우는 엠마로 봤었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극이기 때문에 극의 내용에 대해서도 간단히 정리해야지. 갓극이거등요🥲
쇼맨 이후 또 줄줄 울다가 왔다.
여기서부터는 스포------------------------------------------------------------------------------------------------------
청년 남원은 사랑하는 정분이와 서울로 올라가 함께 지내며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할 미래를 꿈꾸고 있다.
상경을 앞둔 어느 날 이상하게 달이 커지는 모습을 목격하고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는데..
본인은 70세의 노인이 되어있고, 선희라는 할머니와 결혼하여 함께 살고 있는 현실을 마주한다.
사랑하는 정분이와 함께가 아닐 뿐 아니라, 패션 디자이너의 꿈은 어디로 가고, 수선집에서 일을 하는 본인의 모습에 그저 어리둥절.
그는 본인이 비정상적인 달의 활동에 의해 시간 여행을 하게 됐다고 결론을 짓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 정분이와의 미래를 찾고,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선희는 남원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면서도, 그의 의욕적인 모습을 보며 '당신은 그렇게 살았어야 했나 봐. 당신이 행복하다면 돌아오지 말고 그렇게 살아'라고 혼잣말하며 그를 돌본다.
극이 진행되며 청년 남원과 노인 남원이 번갈아 가며 등장하고, 사실 남원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래서 50년간의 기억을 갑작스럽게 잃고 과거의 본인으로 돌아가게 된 것.
실제 남원은 서울로 올라가지 못한다. 정분의 아버지가 큰 사고를 당해 거동이 어려워지자 정분이 상경을 포기하고, 고민하던 남원 역시 미래가 아닌 정분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렇게 본인들만의 달에서 나름의 생활을 꾸려나가며 살아갔던 것이다. 선희라는 이름은 그들이 서로의 애칭을 정하며 각각 영감과 선희로 부르기로 한 것이었다. 즉, 정분=선희. 발병 후, 하필 상경하기 전날로 돌아간 남원 때문에 선희는 그날의 선택으로 남원의 꿈을 좌절시켰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을 느끼지만, 정신이 돌아온 남원은 본인은 정분과 행복하게 살아온 삶이 행복했다며 극이 마무리된다.
선희가 남원을 아련하게 바라보는 장면들에서 그가 치매를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되고 그 후부터는 계속 눈물이 났다.ㅠ
전에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에서 이런 방식으로 치매 환자를 다뤘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드라마에 대해서 몰랐다면 더 신박하게 느끼면서 봤을 것 같다.
초반에는 그냥 다른 여자와 결혼한 줄 알았지 뭐야..ㅎㅎ 뭐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으니ㅎㅎ;;
내용도 내용이지만, 넘버들도 연출도 다 웰메이드라 매우 만족하면서 봤다.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그런 뮤지컬. 취향 안탈 것 같다.
배우별로 후기를 남기자면.
김태한 배우. 이 날 초면인데 조만간 또 볼 것 같다 ^-^;; 명창에 연기도 잘하신다. 목소리 톤이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왜 이렇게 안쓰러운 할아버지 역할 잘하시나요.. ㅠ
최수진 배우. 노래를 워낙 잘하시니 기대를 하고 갔는데.. 노래는 물론 연기도 압권이었다. 젊은 남원이 칠순 잔치 영상을 보며 '이게.. 나라고?' 하며 어리둥절해하니 '화질이 안 좋아서 그래' 하고 맞받아 치는데 수습이 어려워 보임..ㅎㅎ 그렇지만 박보검 배우가 김태한 배우 되는 걸 어떻게 설명해요... 🙄 혼자 앉아서 남원이를 지켜보는 장면들이 꽤 있었는데 소리 없이 울고 있는 얼굴이 너무 잘 보여서 ㅠㅠ 같이 울었다ㅜㅜ 젊은 남원이 풀 죽어 있을 때 '왜! 정분이라면 '남원아! 힘 내! 하면서 응원해 줬을 거 아냐?? 그걸 떠올려봐' 뭐 이런 결의 대사를 치는데 약간 비꼬면서 정분이 흉내 내는 거에 관객들이 다들 빵 터졌다. 사실 정분인 젊은 남원 보다도 야망이 있는 캐릭터였는데, 선희의 모습을 보면 현실에 순응하고 어느 정도 자포자기한 채 살아가는 모습이 되어 더 마음이 아프다. 그간의 세월이 얼마나 고되었을까..😭 그런 서사가 좀 더 풀렸다면 더 눈물 줄줄이 되었겠지....ㅎㅎ 사실 지킬 처음 봤을 때 엠마 역이었고.. 그때 좌블 벽에서 봐서..;; ㅎㅎ 큰 감명을 받진 못했었는데 믿고 볼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다.
박보검 배우. 극 시작 전 안내 멘트를 젊은 남원역 배우가 한다는데.. 안녕하세요? 추남원입니다. 하는데 박보검 배우 목소리가 아닌 것 같아서 김태한 배우 목소리인 줄.. 실제로 들었을 때 목소리가 티비랑은 달랐다...!! 얼굴은 티비랑 정말 똑같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다 보니 내내 신기하긴 했다.ㅋㅋㅋ 무대 장치 옮기고 이럴 때.. 어휴 저렇게 힘든 일을.. 해도 되나? 싶고...ㅋㅋㅋㅋㅋ노래를 할 때 굉장히 열심히 정직하게 부르는 느낌. 근데 목을 요령 있게? 쓰는 것 같진 않아서 장기간 공연하면 많이 상할 것 같았다. 실제로 두 번 정도 음이탈이 있기도 했었고😅 또 무대에서 뛰어다니는 잘면이 있는데 역시 온 힘을 다해 뛰는 게 느껴졌다..ㅋㅋㅋ 무대 절대 지켜...!!ㅋㅋㅋ 정분이를 부르기 전? 천장에서 미러볼 내려오니까 '이거 안 해요!' 하고 심술부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귀. 여. 워. 멜로 연기는 역시 안정적이었다👍 근데.. 상대가 임예진 배우라면 저런 눈빛 절로 나올 것 같긴 하다...ㅋㅋㅋ 땀을 엄청 흘려서 많이 긴장했나? 싶었다. 공연장 안은 꽤 추웠거등요.. 커튼콜 때 관객들을 굉장히 따뜻한 눈으로 봐준다.
임예진 배우. 오늘 처음 보는데.. 관극 끝나고 나오면서 바로 검색을 해봤다. 어떻게 사람이 연기 잘하고 노래도 잘하는데 얼굴이 저렇게 생겼지..?? 울면서도 노래를 쭉쭉 뽑아내는데... 계속 감탄하면서 봤다. 다음에 또 봐요..... 이 말밖에 할 말이 없다👍
'정분아'랑 '너는 누구야' '여행' 넘버가 기억에 남고.. '너는 누구야'에서는 데칼코마니 안무가 인상적이었다. '여행'은 듣기만 해도 눈물 나 ㅠㅠ 당분간 넘버를 계속 돌려 듣지 않을까 싶고.. 기회가 된다면.. 또...?? 보고 싶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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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보고 싶어서 몇 번 티켓팅 도전을 해봤지만 광탈😭
못 구하면 못 볼 운명이겠지~ 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면서도 틈틈이 수시 산책을 했다.ㅋㅋ
그러다가 또 공연 바로 하루 전! R석 뜬 걸 보고 바로 결제!! 이게.. 말이 되나? 했는데.. 뭐.. 현실이 그렇습니다.
그것도 D열...!! 이번에는 아쉽게도 중블은 아니었지만.. 감개무량한 마음으로 가게 됐다ㅎㅎ
좌블 벽 쪽이었는데, 왼쪽 끝에서 등장하는 장면들이 안 보일 때가 당연히 있었지만, 주요 장면들이 가려지는 정도는 아니었다.
더 픽션에 렛미플라니까지 네 번째 방문인데.. 어쩐지 올 때마다 새롭게 느껴진다😅
객석 내부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딱 좋아👍 겉옷을 굳이 벗을 필요까지는 없는 딱 그 정도?
더구나 이번 공연 캐스트는 박보검 배우 외에 모든 캐스트가 바뀌어서 더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됐다.
김도빈 배우는 한스로만 보다가 오랜만에 노인 남원으로, 나머지 선희와 정분 역의 배우는 처음이다.
전체적인 후기를 먼저 말하자면, 안타깝게도 내 기준으로는 첫 번째 관극이 더 좋았다🥲
첫 번째라 더 새롭게 느꼈을 수도 있지만.. 내 느낌이 그런 걸 뭐 어쩌겠나..ㅎㅎ
김도빈 배우. 블메포의 한스로 두 번이나 봐서 잘하는 배우라는 건 이미 알고 있다. 그렇지만 노인 남원의 넘버를 소화힐 때 목소리가 좀 건조하고 뻣뻣하게 들렸다. 물론 김태한 배우의 목소리와 스타일에 더 익숙해져서 그럴 수 있다ㅠ 그래도 극 막바지에 선희의 정체를 깨닫고 나서 개망초를 보며 우는 장면은 임팩트 있었다. 왜 이렇게 서럽게 우시나요ㅠㅠ
방진의 배우. 선희가 흥이 넘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 춤도 많이 추고 흥도 많다. 그럴 이유가 있나요..?? 그리고 초반부터 결말 힌트를 계속 주는 느낌이었다. 누군가에겐 뻔한 결말이고 그러면 안 될 이유도 없지만.. 처음 관극했을 때 정분이가 정말 죽은 걸까? 열심히 생각했던 입장에서는 너무 명백히 같은 인물이라는 걸 보여주는 게 별로였다🥲 또, 선희야 넘버를 부르는 노인 남원을 청년 남원이 보면서 이게 나라고요? 할 때 둘의 모습이 너무나도 다른 게 나름의 웃음 포인트인데, 특별한 언급 없이 넘어가는 것도 아쉬웠다. 장에 옷 팔러 나가는 노인 남원에게 주소가 적힌 가방을 건넬 때도.. 눈물 포인트인데 너무 일상적으로 처리ㅠ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장면이라 더 아쉽게 느꼈을 수도 있다🥲 그치만.. 많이 아쉬웠다ㅜ 아쉬운 포인트만 얘기했지만 목소리 진짜 따뜻하고 넘버 안정적이었다.
박보검 배우. 목소리가 여전히 종종 뒤집어졌고, 넘버 중간중간 불안했지만 크게 음이탈이 나지는 않았다. 극 한창 진행 중에 관객이 너무 크게 기침을 했는데...;;ㅎㅎ 그걸 따라 하면서 웃음 포인트로 넘기는 부분에서 센스가 느껴졌다👍
홍지희 배우. 정말 작고 귀여웠다. 근데 말투도 너무 어리게 표현해서.. 약간 과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19살인데요..??🥲 그래도 역시 명창 꾀꼬리였다. 패션의 리더 때 배가 살짝 보이는 옷을 입고 나와서 놀랐다😳 잘은 모르지만 슬릭백 챌린지 비슷한 것도 하심..ㅋㅋ 패션의 리더 때는 등장인물들 모두 귀여웠다.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두 번째 관극 마무리. 이제는 원도 한도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꿈 많던 정분이가 현실의 무게에 주저앉게 되어버렸다는 결말로도 느껴져서 또 슬픔🥲 남원이도 마찬가지고. 사랑이 다는 아니니까요.. 그래도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어 다행인거지. 그런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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