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시간이 지나고, 김소현 배우가 복귀하는 뮤지컬이라기에 관심을 갖게 된 마리퀴리.
김소현 배우는 매체에도 워낙 자주 나왔었고, 뮤지컬 영상도 박제된 게 꽤 있는 편이다.
'황금별'이나 라스에서 부른 'think of me'는 지금도 종종 보기 때문에 실제 관극도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마리퀴리 역시 꽤 오래된 뮤지컬이라 영상이 많아서 하나하나 봤는데.. 어라? 귀에 꽂히는 넘버가 없었다😳
그래도 한곡이라도 꽂혀야 그걸 믿고 가는건데... ㅎㅎ 그치만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비극이니까.. 이야기를 믿고 한 번 가보자! 하고 관극 결정!
김소현 배우의 첫공에는 전동석 배우도 갔었다는데ㅋㅋㅋ 많이 울었다는 얘기에 기대감이 고조됐다😄
레드북 이후 오랜만에 오게 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시야가 어땠는지 기억이 안나서 예전에 쓴 글을 다시 봤는데 꽤 멀다길래..!!
사이드블럭 통로라도 전진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건 아주 잘한 선택이었음ㅋㅋㅋㅋ
통로라서 사이드 느낌이 심하지 않았고, 3 열이라 배우들 얼굴까지 잘 보였다.
지금 기억으로 마리는 왼블에 더 자주 있었던 것 같다.. ㅎㅎ
무대 자체는 굉장히 깊게 쓰는 편이긴하고, 세미 회전무대 비슷한 것도 있어서 의외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 구조물도 많이 사용하고, 아주 잘 만든 극이라는 게 나의 감상👍
객석 내부는 따뜻한 편인데, 코트 입고 있기에 딱 좋았다.
포토스팟이 잘 되어있으니 일찍 가서 둘러보기도 좋음👍
이 날의 캐스트. 어쩌다 보니 또 모든 배우가 초면이다. 이런 경우가 많진 않은데.. 짜릿해⭐️
강혜인 배우는 블메포에서 1945 안나로 보고 싶었는데ㅠ 도저히 스케줄이 안 맞아 못 봤던 터라 일부러 맞춰봤다ㅎㅎ
김지철 배우는 뮤지컬 '판' 중계로 보고 멋있어서...ㅎㅎ 기회가 되면 꼭 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안재영 배우는 완~전 초면이다! 이름만 알았답니다😅
이렇게 극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으나, 배우들에 대한 기대가 큰 상태로 관극을 하게 됐다.
지금부터는 줄거리를 얘기할 예정이니 스포를 피하고 싶다면 읽지 않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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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인으로 프랑스에서 유학하게 된 마리. 프랑스로 가는 기차 안에서 안느를 만나게 되고, 둘은 너무나 달랐지만 서로 좋은 친구가 된다. 이방인이자 여성으로, 이리치이고 저리 치이는 가운데도 두각을 나타낸 마리는 본인의 연구에 정진하며 피에르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연구히는 동지이자 연인으로 지내다 결혼까지 하게 된다. 남편 덕에 지위가 상승했다는 모욕적인 말들을 들으면서도 그녀는 세상에 없던 원소인 폴로늄, 라듐을 분리해 내고 노벨상도 받게 된다. 그리고, 인간이 선한 의도를 갖고 사용할 거라 믿으며 라듐에 대한 어떤 소유권도 주장하지 않고 누구나 라듐을 분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마리의 돈이 많이 드는 연구에 사업가 루벤의 투자를 받게 되고, 그 인연으로 안느를 소개해 루벤의 공장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준다. 안느 역시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 노동자로 어렵게 살아가지만, 친구인 마리의 성공에 순수하게 기뻐하고, 또 자랑스럽게 여긴다. 라듐은 밝은 빛을 띠는 특성이 있어, 화장품, 시계, 장갑, 속옷 등 여러 물품에 활용되고, 심지어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논문을 활용하여 암환자의 임상실험에도 이용된다.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다 보니, 그 치명적인 단점도 여기저기서 드러나게 되고 라듐을 활용한 용품을 제조하던 루벤의 공장에서는 여러 직공들이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루벤은 그걸 숨기기 위해 직공들의 사인을 매독으로 조작하여 덮어버리고, 마리와 피에르 역시 라듐의 위험성을 인정하게 된다.
피에르는 당장 모두에게 알리고 라듐을 이용한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고 하지만, 마리는 이렇게 위험성을 알려버리면 다시는 라듐 연구를 할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연구를 통해 라듐의 위험성을 직접 제거하겠다고 한다. 본인의 팔에 실험을 감행하면서까지 강한 주장을 펼치는 마리를 보고 피에르 역시 다리에 직접 실험을 하며 그녀를 돕기로 결심한다. 한편, 마리는 공장 가동을 중지하라고 하지만, 루벤은 마리 몰래 계속해서 공장을 운영하고, 더 많은 사람이 죽어나간다. 이로 인해, 오해를 하게 된 안느는 마리에게 큰 실망을 하게 되고, 홀로 살아남은 본인의 몸을 바쳐 직공들의 사인이 매독이 아님을 증명하려고 한다. 안느를 지키기 위해 달려온 마리는 본인이 모든 걸 밝히고, 라듐의 위험성을 없앨 연구도 하겠다고 약속하며 오해를 풀게 된다. 이때, 피에르가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부검을 통해 그가 마차에 깔려 죽었음이 밝혀졌으나, 라듐에 의해 손상된 다리 때문에 마차를 피하지 못했음이 알려지고, 마리는 크게 절망 한다.
그리고 남은 생을 바쳐 연구에 전념하고 많은 업적을 이루지만, 끝내 안느와의 약속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녀는 본인의 몸을 부검하여 라듐에 의해 손상된 인체에 관한 연구에 사용해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조용히 죽음을 맞이한다.
대략 이런 내용인데, 물론 생략된 부분이 많다;;
마리의 인생 자체가 슬플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슬펐다.
이방인으로서 고군분투하며 살았고, 그렇게 살며 얻은 결실인 라듐을 본인과 동일시했기 때문에 라듐의 위험성을 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그런 모습들이 그냥 물 흐르듯 너무 잘 이해되고 눈물겨웠다. 정말 선의로 라듐을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했는데, 그 결정이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무분별한 피해를 남기기도 했으니, 더 이상 자신의 힘으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됐을 때 얼마나 망연자실했을까 감히 상상도 가지 않는다. 그리고 피에르의 죽음. 어려서 잘못된 정보를 얻었던 건지, 피에르는 마리의 능력에 그냥 업혀간 사람이고, 그녀의 뛰어남을 통제하던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뮤지컬에서처럼 매우 헌신적으로 마리의 연구를 도왔고, 그 자신도 뛰어난 과학자였다고 한다.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그런 상황에 처하면 그냥 다 접고 조용히 여생을 보낼 것 같은데, 마리는 그러지 않았다. 끝까지 연구해서 라듐의 사용량을 제한하여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했고, x-ray 기구를 개발해서 전쟁에서 부상입은 환자들을 직접 진단했다고 한다. 정말 속죄하듯이.. 방사선과 x선에 과다하게 노출되어 말년을 맞이한 게 큰 비극인데, 또 의외로 장수하긴 해서.. 피폭의 영향은 생각보다 많이 받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다. 그녀의 업적과 위대함도 대단하지만, 뮤지컬로 보니 인간으로서의 비극이 또 많이 와닿았다.
안느라는 인물은 아마도 가상인물 같은데.. 그래도 애썼다고 말해주는 그런 존재가 있는 게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1막에서는 안느와 공장의 직공들이 라듐을 이용한 물품들을 만들고, 귀히 여기고, 마리를 자랑스러워하는 장면들이 아주 밝은 넘버들과 함께 묘사되는데.. 결말을 이미 아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 밝은 장면에서부터 슬펐다😂
배우들에 대해 얘기하자면..
김소현 배우. 솔직히 굉장히 귀엽고 아름다우셨다. 노래는 당연히 잘하셨고, 연기도 굉장히 인상적. 엘리자벳 후기를 봤을 때 루돌프를 잃고 난 후 연기가 너무 실감 난다는 평이 많았는데, 이번에도 피에르의 죽음을 직면한 후의 연기가 대단했다. 비극적인 마리의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하심👍 커튼콜 영상을 보면 늘 코가 새빨개져있는데.. 그만큼 많이 운다는 거지😭 그런데.. 아무래도 당찬 과학자의 모습을 연기하다 보니, 굉장히 빠르게 다다다다- 대사를 치는 장면이나 화를 내는 장면들도 많이 나오는데 배우 자체의 목소리가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하기 어려워 보였다. 전달이 잘 안 돼서 아쉽😂 특유의 애교 섞인 목소리.. 그래도 슬픔을 표현하는 연기가 그 단점을 다 커버해 줬다ㅎㅎ
강혜인 배우. 역시 생각했던 만큼 잘하셨다. 노래하는 목소리도 좋고, 넘버 소화도 굳👍 근데 김소현 배우와는 다른 결로 대사칠 때의 목소리가 전달이 안될 때가 있었다.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김지철 배우. 연기 노래 모두 가장 발란스 좋게 봤던 배우다. 자상한 남편 역할이 잘 어울렸고, 대사칠 때나 넘버를 소화할 때 목소리가 다 캐릭터랑 찰떡이었다👍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은 배우!
안재영 배우. 완전한 악인을 연기하셨는데 ㅎㅎ 굉장히 안정적으로 소화하셨다!
분명 관극 전에는 넘버가 너무 다 무난하다고 생각했는데, 뮤지컬을 보고 나니, 극 중에서 너무 잘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컬 넘버'로써 완벽한 그런 곡들. 어쩌면 의도에 맞게 정말 잘 만들어진 것일지도. '예측할 수 없고 reprise'는 놀랍게도 유튜브 영상으로 남아있는데, 관극 후에도 그 넘버만 들으면 눈물 난다🥲 꼭 한 번 들어보시길. 그 외에 '그댄 내게 별'도 감동 그 자체. 안느가 '너가 라듐이라고 생각한 거야? 그런 거 아냐! 난 널 그래서 좋아한 게 아냐!'라고 마리에게 말해준 게 참 고마운, 그런 장면이다.🥲 마리퀴리 오열극인 거 나만 몰랐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뮤지컬인 것도 몰랐고😭 여러분들 다 마리퀴리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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