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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2 뮤지컬 더 라스트 맨 (스포 O)

일단 보고

by 일단하는사람 2024. 4. 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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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도 없이 캐스팅 발표된 더 라스트 맨.

 

초연부터 했던 주민진 배우가 참여하고, 또 새로운 캐스팅으로 홍승안 배우가 포함됐다.

 

홍승안 배우 차기작이 연극이었던 상황이라 노래하세요..!! 하는 마음이었는데 1인극이라니..!!🥹

 

좀비세상에 마지막 남은 인간의 이야기라는데.. 어쩐지 트리거 워닝에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와서 더 궁금증이 커진 것 같다.

 

이 와중에 주민진 배우는 4월까지만 참여한다는 얘기에 부랴부랴 티켓팅 참전! (막공은 5월 1일이 되었다!)

 

극은 스콘 1관에서 올라오고 있는데, 나에게는 블메포로 익숙한 곳이다.

 

더 라스트맨의 경우 무대가 어둡다는 말이 많아서😂 노력했지만..!! 4열 우블이 최선이었다 핳ㅎㅎ

 

중블의 길 멀고 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꽤 만족스러웠다. 무대는 확실히 어둡지만, 생존자 책상이 오른쪽이라 가까이서 볼 기회가 많았기에..!!

 

왼쪽에 침대가 있긴 한데 그래도 좌 우 중에 고르라면 나는 우를 고를 것 같다.

 

이제부터는 간단한 줄거리를 적을 예정이니 스포를 피하고 싶다면 읽지 말 것!

 

 

 

사실 줄거리 자체는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시놉시스에 나온 대로 좀비가 출현해 모두가 사라진 시대, 유일한 생존자의 방공호 생존기이다.

 

그는 라디오 방송을 이용하여 끊임없이 생존자가 있는지 확인하지만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자신이 만든 방공호에 1년 치 식량을 준비해 두고 버틴다.

 

또 미래의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생존기를 영상으로 남겨두기로 하는데,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그의 상태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엿볼 수 있게 된다.

 

희망찬 모습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고독함에 몸부림치며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게 되고, 수해로 인해 식량이 오염되고 수작업으로 만든 장치들이 망가지며 방공호 내의 환경은 악화일로. 

 

그러다 다른 생존자의 신호를 듣게 되고, 그는 그 생존자를 돕기 위해 방공호를 나서기로 마음을 먹지만, 끝내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방공호에 남는다.

 

그렇게 피폐해진 그의 방공호의 초인종을 누군가 누르며 인구조사를 나왔다고 하고.. 그는 좀비의 농간이 아닌가 의심하며 발작 증세를 보인다. 또 다른 방문자, 집주인. 그는 보증금도 이미 다 까먹은 사실을 아냐며 생존자에게 문을 열라고 외치지만 여전히 그의 세계관에 갇혀 현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관객들은 좀비의 출현 같은 일은 없었다는 걸 알게 되고, 생존자를 연기했던 배우가 어딘가에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있을 누군가를 향한 위로의 노래를 부르며 극이 끝난다.

 

 

 

애초에 좀비관련된 소재를 가져왔다고 했을 때부터 사실은 망상환자 얘기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예상가능한 이야기이긴 했다.

 

그럼에도 배우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났다.

 

얼마나 심리적으로 몰려있으면, 스스로를 가두고 세상의 종말이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까 싶어서..

 

배우마다 이야기가 다른걸로 알고 있는데, 주민진 생존자의 트라우마, 상처는 군대에서의 가학행위였던 걸로 보인다.

 

대신, 그 트라우마를 표현할 때, 예상했던 것보다 강하게 표현하지는 않고, 또 아무래도 군대를 경험하지 못했다 보니 보면서 크게 트리거가 되지는 않았다.

 

초연에 비해 많이 친절해진 편이라는데.. 그게 이런 점에서 그렇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에 처음 봤기에..

 

다만, 배우들이 표현하는 트라우마들을 실제로 겪은 관객이 본다면 많이 힘들 수 있다는 게 이해가 갔다.

 

 

마지막에 위로의 노래를 부르며, 마이크가 아닌 육성으로 노래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뻔하지만 큰 감동이었다☺️

 

근데.. 극 자체는 비극적인 결말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끝까지 찝찝하고 슬펐다.

 

완전히 붕괴된 개인을 이끌어줄만한 사람도, 제도도 없다는 게 참 현실적이면서도 절망적이라.

 

하필 그의 집이 지하였기때문에, 더 현실과 동떨어져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 것 같아서.. 창문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새삼 느끼게 되기도 하고..ㅎㅎ;;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극인 것은 분명하다. 좋아✨

 

넘버도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좋았다. 처음에는 전체적인 음들이 주민진 배우에게 좀 높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큰 실수 없이 소화해서 다행?ㅎㅎ;;

 

주민진 배우의 극을 아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배우로서 봐왔을 때.. 배우 자체도 그렇고 배역들도 그렇고 눈물을 잘 흘리는 편은 아니라..

 

생존자가 절망을 느꼈을 때 그 슬픔이 잘 전달되지는 않았던 게 살짝은 아쉽다. 

 

대신 정신이 나가버린 연기는 압권이었다👍 사찬 우진이 생각도 나고...🥹

 

 

1인극이다 보니 배우들마다 아예 다른 극처럼 느껴진다는 후기가 많아서 맘 같아선 다 보고 싶지만...

 

일단은 홍승안 배우로 한 번은 더 볼 것 같다. 5월에 폐막이니 시간이 별로 없다🥲

 

거의 한달만에 대학로 관극이었는데 흠뻑 빠져 울 수 있던 작품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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