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진 배우가 출연한다니 당연히 한 번은 보겠구나~ 싶었는데, 내용도 넘버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다.
다만, 3인극인데 각 배역마다 보고 싶은 배우들이 있어서 다행이라 여기면서 스케줄을 짤 수 있었다.☺️
난설이 공연중인 극장은 예스 24 스테이지 2관.
1관과 3관을 그렇게나 들락거렸는데, 2관은 처음이다..!!
크기는 3관이랑 비슷하거나 더 작아서 의외였다..!!
앞쪽 단차가 좋지 않다는 말을 들어서 걱정을 하긴 했는데 4열 중블 시야는 특별히 가려지는 것 없이 좋았다.
중블 내에서도 왼쪽으로 치우쳐 있었는데, 모든 배우들 다 가까이 볼 수 있어서 만족.
굳이 따지자면 허균을 제일 적게 보긴 했다.ㅎㅎ
바닥으로 쏘는 조명이 있어서, 뒷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배우들이 가까운 게 더 좋다..🩵
이 날의 캐스트.
믿고보는 연우여신과 주민진 배우.
윤재호 배우는 초면인데 타어둠 영상 봤을 때 음색이 좋다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세 배우로 보고 싶었고, 결과도 대만족인데 이제 없다는 게 함정🥲
이제부터는 줄거리를 쓸 예정이니 스포를 피하려면 읽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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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모혐의로 감옥에 갇힌 허균은 많이 지쳐있다.
그런 그에게 오래전 자신과 누이의 곁을 떠난 스승 이달이 나타나고.. 원망의 말을 쏟아내는 허균이 침착해질 때까지 기다려 준 이달은 그들의 만남을 되새겨본다.
허균의 누이인 허초희는 손곡 이달 선생의 시를 동경하여 그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 그래서 그가 있는 곳이라면 위험한 곳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쫓아다닌다. 그러던 중, 자신의 형과 그 무리들에게 맞고 있는 이달을 구해주게 되고.. 그가 자신이 찾던 인물인 줄도 모르고 한 일이었으나, 이 일을 계기로 그와 가까워지게 된다.
한편, 허균은 아버지의 기대와 그에 부흥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부담과 좌절감에 빠져있다. 그는 바깥세상을 두려워하여 안전한 자신만의 공간에 틀어박혀 지내는데.. 그런 그를 누이는 안타까워하여 이달을 스승으로 삼아 함께 글도 배우고, 좋은 영향도 받게 되길 기대한다.
그렇게 세 사람은 좋은 친구가 되어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지만.. 서자로 태어나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한 분노가 있었던 이달은 글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또 약간은 그들을 선동하는 일을 하게 되고, 그 일에 허초희 역시 가담하게 된다. 허균은 위험함을 눈치채고 누이를 말려보려 하지만 그녀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결국, 함께하던 자들의 배신으로 허초희와 이달은 붙잡혀 옥에 갇히는데.. 집안의 힘으로 그녀는 빠져나올 수 있었고, 곧바로 이달의 도피를 도모하지만.. 그는 홀연히 모습을 감춘다.
이후 허초희는 원하지 않는 결혼으로 불행하게 살아가다 너무나 일찍 생을 마감하게 되고, 허균은 사라져버린 이달을 원망하면서도 그의 길을 따라가며 과거의 이달과 같은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누이가 죽고, 자신 역시 큰 위험에 빠진 상태에서야 나타난 이달과 누이를 추억하던 그는 곧, 깨닫게 된다. 몇 년 전 이달이 죽었다는 것을. 제대로 된 무덤조차 장만하지 못한 채로 죽었다는 사실을.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건 과연 혼령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망상이었을까.
그렇게 한참 회포를 푼 허균은 자신에게 내려진 벌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세 사람의 행복했던 한때를 추억하며 극이 마무리된다.
사실.. 관극 한 지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줄거리가 아주 분명하게 떠오르진 않는다🥲
하지만, 공연이 다 끝나고 정말로 만족스러웠다는 것. 극이 너무나 아름다웠다는 게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사극 뮤지컬(?)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이질감도 없었고.. 한국의 색이 약간 들어간 곡조들이 정말로 다 좋았다🥲
나의 감상은 이랬지만.. 이런저런 후기들을 또 읽다 보니 극 중에서 다루는 사건들이 분명하게 그려지지 않고 두루뭉술해서 불호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는 듯하다.
어쩌면 그래서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어!! 이러면서 소심한 변명도 해보련다ㅋㅋㅋㅋ
그렇지만, 덕분에 그들의 삶에 대해 스스로 더 열심히 찾게 되기도 했다.
특히나 이달이라는 사람은 존재자체를 몰랐던 사람이었는데;; 허균 허초희의 스승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극의 내용처럼 역모를 꾀했던 건 아닌 것 같지만..ㅎㅎ 초반에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한다는 얘기를 하는데.. 이 모습을 모티브로 하여 홍길동전에 쓰였다는 걸 암시하는 것 같아서 허균이 얼마나 이달을 아꼈는지 느껴졌다. 물론 실제로 그에게 영감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허초희의 경우 그저 글을 잘 쓴 허균의 누이이며 어린 나이에 죽었다는 것만 알았는데.. 정말로 대장부 같은 면이 있어서 남장을 하고 본인이 결혼을 할 사람의 얼굴을 보고 왔다는 멋진 일화가 있는 사람이었다☺️ 카프카도 그렇고 허초희 역시 본인이 죽으면 글을 다 태워달라고 했다는데.. 그 말을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이름이 알려질 수 있었다. 다행인 거겠지..?? 내가 만약 그런 부탁을 받았다면 무조건 다 태웠을 것이라..😂 나 같은 사람은 그런 중요한 부탁은 절대 책임지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봤다. 핳ㅎ
허균의 경우도 홍길동전의 작가로만 알다가, 역모에 참여할 정도로 정치활동에 활발한 사람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서자 신분인 사람들과 친분을 쌓았고, 적서차별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는 것도. 이건 이달과의 관계와도 이어지고, 홍길동전과도 이어진다. 뮤지컬 내용으로 보자면,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바깥세상으로부터 늘 숨어있던 그가, 이달과 허초희를 잃고 그들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보여 큰 감동이었다.
배우들 얘기를 하자면,
최연우 배우. 남장을 하고 남자인척하는 모습은 진짜 꾸러기같이 귀엽고, 여자의 모습으로 연기하는 부분은 세상 아름답고 우아하다. 한복도 너무 잘 어울리고.. 살짝씩 추는 춤사위도 정말 고우셔요. 목소리가 맑지만 힘 있어서 늘 안정감 있다👍 연기 중에 책상 위로 올라가는데 휘청이면서 '아이고!!!'라고 내뱉어버린 자그마한 사건이 있었는뎈ㅋㅋㅋㅋㅋ '엄마야!!' 하지 않고 '아이고!!!'라고 외쳐서 이런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도 극에서 나올 법한 말을 내뱉는구나 싶었다ㅋㅋㅋㅋㅋㅋ
주민진 배우. 검은 옷을 입고 등장하는데.. 참 잘 받는다ㅋㅋㅋ 새삼 미남이고, 극을 볼 때마다 감탄을 하게 되는 배우인 것은 확실하다. 차기작이 연극인데... 노래를 멈추지 않고 하셨으면...ㅋㅋㅋ
윤재호 배우. 사실 타어둠 영상을 봤을 때, 커튼콜에서 유난히 방긋방긋 웃는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 다른 배우들은 많이 울거나 힘들어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없어서..;; 눈물이 없는 배우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었나 보다. 우는 모습을 원 없이 볼 수 있었다. 이달과의 관계보다는 누이와의 관계가 많이 돋보이고, 누이를 정말 믿고 따르고 사랑했던 동생의 모습을 잘 표현해 줬다.
이 페어가 또 있다면 한번 더 보고 싶고 강추하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없죠~~🥹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는 곡들이라도 꼭 들어봤으면 좋겠다. 곡들이 정말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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