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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7 뮤지컬 브론테 (스포 O)

일단 보고

by 일단하는사람 2024. 4. 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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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이 올라왔을 때 어렴풋이 입소문을 들었던 적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찢겨진 페이지처럼' 영상도 봤었는데... 그때 당시엔 크게 감명받지 않았어서..;; 그렇게 넘겼던 작품😅

 

제인에어도, 폭풍의 언덕도 참 좋아하는데..😂

 

재연이 온다길래, 시츠프로브 영상을 몇 개 봤는데 찢페 외에도 괜찮은 곡들이 많아서 훅 빠져들었고, 위메프에 할인이 떴길래 바로 티켓을 잡았다😊

 

요즘은 위메프에서 티켓을 많이 잡는 듯.. 핳ㅎㅎ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 1관에서 극이 올라가고 있는데 1관은 아마도 테레즈 라캥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이번 위메프 표는 예매 선착이라 급하게 갈 필요는 없었는데 무려 I열을 받았다.

 

너무 먼 거 아냐? 하고 들어갔는데 다행히 시야가 나쁘지는 않았다.

 

2층 뚜껑은 고속도로 뒷좌석부터는 다 덮이는 듯 하지만.. 기적의 시야👍

 

살짝 아쉬운 건 넥스트 투 노멀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티켓에 내 이름이 박히진 않는다는 거..ㅎㅎ;;

 

극이 시작하기 직전인데도 스태프들이 무대를 어슬렁 거리기에.. 음? 시작할 기미가 안 보이네? 무슨 일 있나 했는데 그분들이 무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었다.ㅋㅋㅋㅋ

 

무대 바로 뒤쪽에 오케스트라가 있어서 관극 중에도 연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데 너무 무대와 경계가 안 느껴져서.. 진지한 장면에 몰입하다가 깨지기도 하고 그래서.. 불호...😂

 

넥이나 쇼맨처럼 공간을 분리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이 날의 캐스트다. 무려 모두 초면인 배우들.

 

한재아 배우는 타어둠 때 후아나로 나와서 알고 있긴 했는데.. 웨사스에도 나왔었고.. 관극을 꽤 자주 하는 모습으로 친근감이 있었다.ㅋㅋㅋ

 

이지연 배우는 렌트에 나온 배우라는 것 정도만 알았는데 찢페 영상이 인상 깊었다.

 

박새힘 배우는 친구가 문스토리 린으로 보고 극찬을 했던 배우라 기억에 남던 배우다. 그리고 국어 강사하다가 늦게 배우가 된 이야기를 알고 있는 정도😊 결국엔 꿈을 이뤄낸 모습이 멋지다..👍

 

 샬럿 브론테의 작품 제인 에어는 영화로 본 게 다지만, 아주 좋아하는 영화로 남아있고,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수험 생활이 한창이었던 고등학교 때 읽고 큰 충격을 받았던... 그런 책이다😱 정말 광기의 끝판왕 같은 주인공이라 강 남아있는데, 그 뒤로 영화도 챙겨보고, 왠지 내 기억에 끈질기게 존재하는 책이다. '히스클리프'라는 이름이 잊히지 않아..😳슬프게도 앤 브론테의 책 아그네스 그레이는 읽어본 적이 없다.. ㅠ 올해 안에 꼭 읽어볼게여😂 무튼 이런 뛰어난 고전을 써낸 작가들이 자매라니 더 신비롭게 느껴졌는데, 그들에 관한 작품을 관극 할 수 있게 된 게 정말 기뻤다.

 

이제부터는 간단한 줄거리와 감상. 스포 싫으면 안 보기!

 

 

 

여자가 글을 쓸 수 없는 시대. 하지만 샬럿, 에밀리, 앤 브론테 자매는 떠오르는 상상들을 써 내려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세 사람은 성격이 다른 만큼, 글을 쓰는 스타일도 제각각이라 각자가 쓴 글을 서로 봐주며 신랄한 비판을 하기도, 또 솔직하게 감탄하기도 하며 그들만의 세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그들은 본인들의 이름을 숨기고 남자의 이름으로 책을 내보기로 하고 출판에 성공하지만 큰 주목은 받지 못한다.

 

낙담하던 그들은 소설집을 내 보기로 하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써 내려가던 그들은 어느 날 이상한 편지를 받게 된다.

 

그 편지는 세 자매의 죽음을 지켜보고, 그들의 짧은 인생에 슬퍼했다는 말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샬럿에게 너의 이기심과 오만함을 깨닫지 않으면 사랑을 잃고 후회한다고 경고하고, 앤에게는 너만이 내가 누군지 찾을 수 있다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린다. 에밀리에게는 너 자신을 믿고 써 내려가라고 응원하며 너의 글은 시간이 지나 인정받을 거라고 말해준다.

 

부정적인 이야기들로 샬럿에게 늘 비판을 듣던 에밀리는 이 편지로 인해 힘을 얻어 폭풍의 언덕을 쓰게 되고, 샬럿은 불쾌한 편지라고 하면서도 위기감을 느껴 경쟁하듯이 제인에어를 써 내려간다.

 

폭풍의 언덕을 읽은 샬럿은 끔찍한 글이라며 에밀리를 비난하고, 앤이 열심히 중재해 보지만 그들의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워져 샬럿은 자매들의 집에서 떠나버린다.

 

이후 가명으로 발표한 제인 에어는 큰 호평을 받으며 성공하고, 에밀리와 앤의 이야기는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토록 원하던 성공을 얻게 됐지만 샬럿은 혼자였기에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았고, 병을 앓던 에밀리는 앤의 보살핌에도 끝내 죽게 된다.

 

죽기 전, 엉터리 편지였다며 자조하는 앤에게 에밀리는 그래도 그 편지덕에 끝까지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었다며 그 편지를 쓴 사람은 우리를 아주 많이 사랑한 사람인 것 같다는 말을 남긴다.

 

많은 시간이 흘러, 앤 마저 세상을 떠나고 다시 돌아온 샬럿은 자매들을 그리워하며 그들의 흔적을 찾다가 젊은 시절 자매들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이 모든 일을 겪은 후의 자신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너무나 간절한 마음으로 후회하며 써 내려간 편지가 어떤 불가사의한 힘에 의해 과거로 가 닿게 된 것. 그리고, 그 사실을 앤 역시 죽기 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자매들을 그리워하고 과거를 추억해 내며 극이 마무리된다.

 

약간의 판타지가 가미된 내용인데, 이질감 없이 좋았다.

 

시간이 정~~~ 말 빨리 흘러갔고, 찢겨진 페이지처럼은 듣는 내내 소름..!!

 

세 자매가 격렬하게 의견대립을 하다 샬럿이 집을 떠날 것이라고 선언하며 암전이 되는데, 그 순간 앤 역할의 박새힘 배우가 너무 어린아이처럼 서럽게 울어서 그 잔상이 오래 남았다.

 

가사 중에 '모든 인간이 천국에 갈 순 없고, 모든 사랑이 숭고한 얼굴을 하진 않아'라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넘버들이 전부 다 좋았는데 특히 '이상한 편지'와 '비유 없는 풍경'이 기억에 남는다.

 

'이상한 편지'에서는 샬럿을 유난히 꾸짖고 비난하는데, 그게 결국 노년의 샬럿의 간절한 외침이었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눈물버튼.

그리고 에밀리가 그 편지를 잘 꿰뚫어 보고 '우리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쓴 것 같아~'라고 말하는 게 감동이다.

 

극은 이렇지만, 실제로는 세 자매가 따로 떨어져 지내지 않았고, 샬럿은 에밀리가 사망할 때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6개월 후 앤이 사망하고, 그나마 오래 산 샬럿도 38세에 사망했다고 하니.. 심지어 임신한 채로.. 정말 짧은 인생을 산 자매들이다😭 앤 브론테는 극 중에서도 언니들의 기에 눌려있는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문학적으로도 언니들에 비해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고.. 정보마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이건 이거대로 또 슬퍼..

 

 

배우들에 대해서는 간단히만.

 

한재아 배우. 이미지만 봤을 때 에밀리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샬럿도 잘 소화한 것 같다. 얼떨결에 장녀가 되었기에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동생의 글이 인정받을 것이라는 편지에 위기감을 느끼고 질투를 느끼는 모습까지.. 인간적인 모습. 그렇지만 아주 강하다기보다는 생각보다 여린 모습이 더 돋보이는 샬럿이었다.

 

이지연 배우. 넘버가 굉장히 짱짱해서 쩌렁쩌렁 울렸다. 너무나 신념이 확고하고 강한 에밀리. 나중에 어떤 극을 보더라도 넘버가 불안할 걱정은 없을 것 같다.

 

박새힘 배우. 여린 막내 역할에 잘 어울렸다. 은근히 고음이 많은데 완전 꾀꼬리. 별개의 얘기지만 실제 앤 브론테라는 인물 자체가 너무 짠하게 느껴져서 아그네스 그레이를.. 올해 안에 꼭 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성민 배우 이미지가 에밀리랑 찰떡이라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긴 하다..!!

 

 

마지막으로 도장판!

 

처음에는 날짜만 써 준 줄 알고 엥? 너무 허술한 거 아냐? 했는데 저 글자 자체가 도장이었다.

 

도장으로 자매들이 받았던 편지가 완성되는 듯.. ㅠㅠ 너무 신박해서 도장 다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누군가 요즘 하는 대학로 뮤지컬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무조건 브론테다!! 많이 많이 봐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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