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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6 뮤지컬 헤드윅 (스포 O)

일단 보고

by 일단하는사람 2024. 6. 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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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 관심이 없던 극이다. 

 

전동석 배우의 콘서트에서 헤드윅 넘버를 듣긴 했는데 크게 기억에 남진 않았고..;; (관극 하고 나니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되긴 했다ㅎㅎ wicked little town) 남배우가 여장하는 걸 보는 게 그리 편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갑자기 전동석 배우가 캐스팅 됐대서.. 읭??? 여기서요?? 왜요?? 프랑켄을 애타게 기다렸는데!!!!ㅠㅠ라는 심정이 되었다 ㅠ

 

헤드윅과 프랑켄 공연 기간이 겹치기 때문에 헤드윅 참여=프랑켄 패스로 여겨져서ㅠ 엄청 절망했던 기억이 난다..ㅎㅎ (결국은 프랑켄 후반 투입이라는 최악은 면한 결과가 되긴 했다🥲)

 

절망이 너무 커서 헤드윅도 안 보고 그냥 넘어갈 생각도 좀 했는데.. 그래도 한 번은 보자고 마음먹고 티켓팅🙃

 

근데 티켓팅 결과도 애매~해서.. 이 자리를.. 2인극을.. VIP가격 주고 가는 게 맞나 싶었는데😱

 

에휴.. 뭐 그렇게 됐다.. 핳ㅎ 티켓팅하는 것도 귀찮고... 그냥 가보자..!!

 

 

 

장은아 배우!!! 데스노트 때 보고 드디어... 다시 본다 ㅠ 다른 극에서 몇 번이나 보고 싶었지만 정말 스케줄이 안 맞았었는데ㅠ

 

2인극이라 드디어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위에서 잠깐 언급한 애매한 자리는 좌블 5 열이었는데.. 아슬아슬하게 r석이 아닌 vip석이었다ㅎㅎ

 

근데 양심적으로 vip로 정하면 안 되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 시야라 헤드윅이야 가까이서 볼 수 있었지만 드럼은 아예 안 보인다. 그래도 밴드와 함께하는 무대인데 그중 하나가 아예 안 보이는 자리.. 이걸 vip라고 할 수 있나요..??;; 

 

아쉬운 소리를 자꾸 하게 되어서 나도 유쾌하진 않지만ㅠ 샤롯데 정말 많이 와봤고, 인터미션 때도 거의 안 나가고 그냥 앉아있는 편인데 처음으로 엉덩이가 너무 아팠다😂 하필 좌석 운도 없었던 것일까...😨

 

마지막으로 음향도... ㅎㅎ...;;; 가사가 거의 안 들린다고 보면 될 것 같다.ㅎㅎ...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영화를 보든 노래 가사를 다 숙지라고 가든 해야 할 듯.

 

여러모로 아쉬운 요소가 많은 관극이었지만 이쯤 해두고 이제 극 내용과 감상 후기를 써야지⭐️ 

 

스포일러가 싫다면 건너뛰는 게 좋겠.... 근데 차라리 좀 알고 사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고.. 뭐라 조언을 하기가 애매하니 마음이 가는 대로 하시길🍀

 

 

극이 시작하면 무대 위 밴드들이 공연 준비를 하고, 우리는 뮤지컬 관객이 아닌 헤드윅의 원나잇 온리 콘서트의 관객으로 존재한다.

 

이츠학의 소개로 헤드윅이 우블 통로에서 등장하고, 이때 관객 한 명에게 선글라스를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도 있다.ㅋㅋ

 

헤드윅은 얼마 전 토미와의 스캔들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공교롭게도 토미의 콘서트가 바로 근처에서 열리고 있다고 말한다.

 

놀랍게도 헤드윅의 무대 위 자판기를 열면 바로 토미의 공연을 엿들을 수 있는 구조;;라 그는 종종 토미의 공연을 엿듣는다.

 

헤드윅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남자인 자신을 계속해서 성추행했다는 이야기를 하고, 엄마가 해준 이야기라며 'the origin of love'를 부른다. 원래 하나였던 사람을 둘로 가른 신의 이야기. 노래를 마치고 '아버지는 나와 하나가 되고 싶었던 걸까?'라는 말을 하는 그는 매우 쓸쓸해 보인다. 이후, 자신의 반쪽을 찾아 나선 헤드윅은 루터라는 미군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이렇게 예쁜 헤드윅이 남자라는 걸 믿을 수 없다며 유혹하고 둘은 금세 깊은 관계가 되어 결혼을 약속한다. 그가 루터와 결혼을 하고 미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여자의 신분이 필요했고, 헤드윅의 엄마는 아들이 자신의 신분으로 살 수 있도록 하여 한셀이었던 아이가 헤드윅이라는 이름의 신분이 된다. (우리가 보는 헤드윅의 본명은 한셀이고, 헤드윅은 한셀의 어머니의 이름인 것이다.) 그러나, 더 큰 관문이 남아있었으니 그건 바로 신체검사. 헤드윅의 엄마는 그에게 무언갈 얻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고 설득하여 그는 성기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그러나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해 살덩이가 약간 남게 되었고, 그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 있게 된다. 그 상태로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루터의 배신으로 결혼 생활은 금방 끝나버렸고, 그는 다시 혼자가 된다. 

 

잠시 현실로 돌아와 밴드 멤버들을 소개한다. 이츠학. 그는 드랙퀸(남자지만 여자의 복장을 즐기는 사람)이었는데, 미국으로의 도피가 간절한 상황이었고, 헤드윅은 미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그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성인 헤드윅과 남성인 이츠학의 결혼으로 이츠학은 미국으로 오게 되고, 대신 헤드윅은 드랙퀸인 이츠학에게 여장을 하지 못하게 한다.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다고 하면서... 그는 밴드 멤버가 모두 불법 체류자 신세임을 언급하며 그들 사이에서 우월감을 뽐내기도 한다. 그것만이 자신을 빛내주는 것인 양...

 

다시 과거 이야기로 돌아가 혼자가 되었던 헤드윅은 미군의 베이비 시터로 일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16살의 토미를 만난다. 점점 가까워지며 헤드윅은 토미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가르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헤드윅은 마침내 자신의 반쪽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스킨십 중 헤드윅의 신체에 충격을 받은 토미는 그대로 떠나버린다. 

 

헤드윅은 큰 충격을 받고, 이후 토미는 대스타가 되었다. 이렇게 많은 일을 겪어온 헤드윅은 이야기를 하며 감정이 격해지고, 때마침 자판기를 열었을 때, 토미가 콘서트에서 헤드윅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을 듣는다. 이 노래를 들으며 그를 용서하고, 또 자기 자신을 위로하게 된 헤드윅은 이츠학에게도 그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 수 있도록 여자 가발을 건네준다. 자기 자신을 화려하게 꾸민 가발, 의상을 모두 벗고 자기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헤드윅은 후련하게 무대를 떠난다. 

 

 

이러고 커튼콜 끝나고 다시 나와서 wicked little town 다시 불러줬다. 이게 그 유명한 리앵콜인 듯??

 

다음 공연이 있어서요..라고 했지만 관객들이 꿈쩍도 안 하니까 그냥 빨리 해야겠다! 하고 냅다 했다👍

 

장은아 배우가 물 뿌리면서 분위기 띄웠는데 그 물을 나도 맞았다ㅋㅋㅋㅋ 앞열이라 이런 현장감도 있구나..!!

 

앵콜때 나는 적응이 잘 안 될 정도로;;; 완전 콘서트에서 방방 뛰는 분위기였는데 장은아 배우가 진심으로 감동받은 표정으로 울컥하고, 결국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에 나까지 감동이었다🥹 나는.. 분위기를 잘 못 탔지만...ㅋㅋㅋㅋ 관객들 진짜 짱이다👏

 

배우들에 대해서 간단히 쓰면.. 

 

전동석 배우.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분위기 조절하며 극을 진행했다. 캐릭터 자체의 특성으로 내가 좋아하는 저음을 들을 기회가 없어서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이지..ㅎㅎ 배우 본인이 진짜 즐거워 보이긴 했다.

 

장은아 배우. 이츠학이라는 역할의 분량이 생각보다 너무 없어서 아쉬웠다. 목소리, 연기 다 너무 좋았기 때문에😂 믿고 보는 배우. 다음에 또 봐요.. 프랑켄에서는 꼭 스케줄이 맞았으면.. ㅠㅠ

 

극에 대해서도 쓸 말이 많은데.. 그닥 좋은 후기가 아니라 망설여진다.

 

일단 가사가 너무 안 들려서 내용 파악이 어려웠던 게 큰 문제였고ㅠ 자판기 열면 토미의 콘서트가 생생히 들린다는 설정이 좀 우스꽝스러운 포인트였다. 어쩜 그렇게 타이밍 좋게 엿듣는지.. ㅎㅎ;;;

 

헤드윅을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듣기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주제의식이 있다는데.. 아주 깊게 생각해야지 그런 주제에 가 닿을 수 있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같은 극을 보고도 받아들이는 내용이 다른 거겠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봤다고 가정했을 때,  이 극을 다 보고 그래서 뭐?라는 느낌만 남았을 것 같다. 이전 시즌들에 비해 많이 친절해진 거라는데 나는 영~ 모르겠다.

 

또 하나 헷갈리는 것. 헤드윅은 결국 스스로를 여자라고 생각하는 트랜스젠더인가? 아니면 그저 동성애자이지만, 수술 사고로 남자와 여자의 경계에 서게 된 것일 거? 드랙퀸의 경우 스스로 여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왜 드랙퀸 역할은 여자 배우가 맡은 걸까? 이런 것들도 다 의미가 있는 거겠지만.. 더 이상 파헤쳐볼 생각까지는 안 들어.. 핳ㅎㅎㅎ

 

그렇지만, 새삼 넘버들이 다 좋았고, 그 덕에 아주 지루하지는 않게 극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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