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상 상반기 최고 화제작 음악극 섬✨
처음 홍보영상을 봤을 때부터 좋은 극인 것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감정소모가 심하고 힘들 것 같아서 관극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점점 입소문도 타고 후기가 쏟아져 나와서 한 번은 봐야 하나? 했는데 우연히 듣게 된 '희망은'이라는 곡이 너~무 귀에 맴돌고 좋아서.. 이건 안 되겠다. 꼭 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배우들 생일에 '희망'이라는 가사를 배우 이름으로 바꿔서 부른 영상이 꽤나 있는데 본 공연보다도 앙상블이 좋은 영상도 있었다ㅠㅜㅠ
나와 동명이인인 배우가 있다면.. 내 이름이 들어간 '희망은'도 있었을 텐데..라는 허황된 생각도 할 도로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의식의 흐름이 이렇게 흘러가 스케줄을 맞춰보던 중 실시간으로 잔여석들이 빠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내 자리까지 사라져 갔지만.. 막판의 취소표로 간신히 관극을 할 수 있게 됐다😊 휴우~~
나중에는 추가회차까지 오픈했지만 전석매진..😳
좋은 극은 다들 알아보나보다.. 이런 일이 흔하진 않다 보니 그래도 참 신기했다!!
이 날은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스크린으로 자막을 보여주는 날이라 사실은 피하고 싶었다..ㅋㅋ 집중이 안될 것 같아서..
아니나 다를까 어느새 무대가 아닌 자막만 보고 있는 내가 있어서 최대한 무대에 집중을 했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을 때만 잠깐씩 봤다ㅋㅋㅋ
정동은 두번째인데.. 열심히 티켓팅했던 쇼맨 때보다 앞자리로 가게 됐다ㅋㅋ 그것도 중블!! 역시나 시야 매우 쾌적하고 좋음🥰
이 날 또 하나의 이벤트는 스페셜 어셔로, 나하나 배우와 안지환 배우가 등장했는데..!! 둘 다 직접 관극한 적은 없는 배우지만.. 렛미플 영상으로 접했었다..ㅋㅋㅋ
근데 나하나 배우가 정~~ 말 사랑스러웠다ㅋㅋ 안내멘트도 야무지게 하고.. 완전 본격적인 어셔👍 나중에 관극 기회도 있길 바란다🥰
이제부터는 줄거리와 후기! 스포를 피하고 싶다면 보지 말 것!!
근데 예매페이지에 나와있는 건 어느 정도 파악하고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세 가지 시간대가 왔다 갔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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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세 시대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오고 각 시대의 인물들이 핏줄로 이어진다는 것은 마지막 부분에 알게 된다.
근데 좀 모호~하게 그려져서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울지도..? ㅠ
시간대가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극의 순서대로 정리하긴 어렵고 시대순으로 정리.
먼저 1933년. 한센병 환자들은 병의 고통과 더불어 세상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점점 숨고, 도망치며 산다. 그 와중에 소록도라는 천국을 기대하고 그곳으로 모여들지만 그들을 착취하는 일본인, 그리고 그 안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같은 환자들에 의해 바깥세상과 다를 바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백수선 역시 자발적으로 섬에 들어가 어려움을 겪지만, 이해봉이라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키워 나가며 씩씩하게 살아간다. 점점 심해지는 착취에 해봉은 수선과 함께 탈출할 계획을 세우지만 그들을 쫓는 사람들에 의해 해봉은 죽고, 수선은 혼자 살아남아 섬을 탈출하고 선봉을 낳아 기른다. 열심히 살아보려 하지만 한센병 환자이면서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기는 쉽지 않아 다시 소록도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여 영자를 낳아 기른다.
1966년.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간호사이다. 봉사의 마음으로 소록도로 들어와 헌신적으로 환자들을 돌본다. 섬에서 나고 자란 영자가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보조를 맡는다. 40년의 세월이 지나고, 할머니가 된 둘은 더 이상 소록도에서 봉사하기 어려워진 몸이 되자, 편지만 남기고 소록도를 떠난다.
2019년. 똑 부러지는 여성으로 살아온 고지선은 형진과 결혼하여 지원을 낳는데, 발달 장애 판정을 받는다. 처음엔 현실을 부정하고 분노하지만, 곧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지원이 보통 사람과 비슷하게나마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를 한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고, 가까운 사람들의 동정은 더더욱 지원을 힘들게만 한다. (지선이 영자의 딸이라는 부분이 대사 중 간접적으로 밝혀진다. 아마도, 엄마의 성을 따라 형제들과 다른 '고'씨가 된 듯하다. 아버지 노릇을 못하는 아버지의 성을 버리고 혼자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것으로 그녀가 얼마나 시대를 앞서가고 똑 부러지는지 알 수 있다.)
일단 관극 하기 전에는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가 주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진 않고, 백수선과 고지선의 이야기가 주이며, 그중에서도 이 극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고지선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건 그 시절 우리 곁에 사랑이 머물던 시절의 이야기, 그보다 훨씬 더 이전 우리가 사랑했던 시간의 이야기, 어쩌면 지금 우리가 기억해야 할 목소리'가 바로 이 극을 그대로 설명해 준다.
백수선의 이야기는 아예 신파로 만들기도 좋은 이야기인데, 과하게 그런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고, 오히려 약간의 사회 비판을 포함한 고지선의 이야기가 나와 생각했던 것만큼 많이 감정소모를 하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넘버가 기존의 뮤지컬 넘버와는 결이 다른 한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데, 처절함을 훨씬 더 잘 담은 것 같아 좋았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세 번 죽는다' 속 '걸려서 한 번, 썩어서 한 번, 태워서 또 한 번 세 번을 죽는다'. 한센병이 얼마나 끔찍한 병인지를 너무 잘 나타내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와중에 아름다운 사랑도 싹트지만, 또 같은 신세의 사람들끼리 싸우며 비극을 야기하는 걸 보며 마음이 참 괴로웠다. 서로 도우며 살기 어렵다면, 그냥 각자도생을 위해 힘쓰지, 왜 남을 뭉개고 짓밟으려는 마음이 싹트는 걸까. 이런 비극으로부터 도망가려는 해봉에게, 수선은 그냥 대충 현실에 순응하고, 못 본 척하며 지금까지처럼 잘 지내자고 하는데, 현실에 그저 안주라도 하고 싶은 그 마음이 또 이해가 가서 마음이 아팠다. 해봉의 죽음 이후 수선의 삶은 가사로 흐르듯 설명되지만, 혼자 얼마나 처절하게 살았을지. 또 해봉을 잃으면서까지 도망쳐온 섬으로 다시 돌아가서 생활하는 게 얼마나 괴로웠을지 상상하면 마음이 아프다🥲 정운선 배우는 쇼맨에서도 그랬지만 안쓰럽고 처절한 연기를 정말 잘한다 ㅜ 해봉역에 김리현 배우도 잘 어울렸을 것 같아 못 본 게 살짝 아쉽다..ㅎㅎ; '눈이 좋다니까요~ 누님 좋다니까요~'는 정말 감탄했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이야기는 자세히 다루진 않아서 검색을 좀 해보기도 했는데, 정말 완벽하게 헌신적인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다. 저런 이타적인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감히 따라잡을 수 조차 없는 마음이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일을 도왔던 수선의 딸 영자는.. 그토록 강인하게 생존한 어머니와, 남녀노소 차별 없이 모두에게 헌신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에게서 뭘 배웠을까? 고지선의 이야기 속 간접적으로 듣게 되는 영자는 특별함 하나 없어 보였다. 그저 전형적인 그 시대의 나약한 사람. 어쩌면 너무 처절한 생활을 많이 봐서 현실에 순응하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마리안느 역할을 한 정연배우가 외국인 할머니의 한국어를 정말 잘 연기해서 신기했다. 할머니 말투만 해도 신기할 텐데 외국인 할머니 말투를 그렇게나 잘하다니👍
문제의 고지선 이야기. 보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이 극을 보고 나서도 내가 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전히 발달장애 아이들은 좀 무섭다는 인식이 있다. 가끔씩 들리는 험악한 사건들 때문이겠지만.. 참 어려운 문제다. 이야기 속 고지선은 그래도 고통을 함께 나누는 남편 형진이 있어 다행이지만, 그 외 사람들 괴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는 일만 남은 거겠지. 과거 그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또는 생지옥으로 몰아넣던 한센병이 지금은 약으로 치료가 되는 것처럼, 미래에는 현재의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아무 일 없었던 듯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 시절 희생됐던 사람들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면서도, 지금, 당장 그런 희생들을 막을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공론화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지선의 지하철 에피소드처럼, 모두가 조금씩만 이해하고 배려하면 가능한 공존인데.. 이것 역시 지선의 희생은 필수적인 것이라 정답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곱씹을 거리를 많이 남긴 이야기였다😶
음악도 너무너무 좋은데 유튜브에 하이라이트 영상을 반복해서 감상했다🥲 '희망은' 나올 때마다 울컥🥲 그 외에도 '사랑이 머물던 시간' ,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세 번 죽는다'도! 자첫을 일찍 했으면 한 번 더 봤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한 번을 충만하게 관극 했다고 생각한다. 재연이 올라오기까지 5년이 걸렸지만.. 이번에 흥행에 성공했으니 더 빠르게 올라오지 않을까? 그때 또 봐야지🎶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희망은 빛 희망은 꽃 희망은 너 희망은 삶 희망은 햇살 희망은 향기 희망은 사랑 희망은 언제나 희망은 어디나 희망은 이순간 희망은 여기에 희망은 여기에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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