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박열을 비행기에서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다.
뮤지컬 박열은 가끔 얘기를 듣긴 했던 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보자~ 정도의 가벼운 마음정도.
그러던 중에 이벤트로 대본집을 준다는 공지가 떴고.. 대본집이 궁금해서ㅋㅋㅋ 예매를 했다😅
이것도 공지가 뜨자마자 실시간으로 사라지는 좌석을 두 자리 잡아뒀는데 내 실수로 ㅠ 할인 기간이 끝난 타이밍에 취재예를 해서 D열을 날리고 ㅠ J열에 앉게 됐다는 슬픈 해프닝이 있었다😂
박열은 드림아트센터였던😅 링크아트센터드림 3관에서 공연 중이다.
1관과 4관은 기억이 나는데.. 3관은 아무래도 처음인 것 같다.
울며 겨자 먹기로 J열을 가게 된 후 후기를 좀 찾아보니, 하필 J열이 앞열과 간격이 좁은 편이라는ㅜ 말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무릎이 앞 좌석에 닿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거면 됐지.. 큰 거 안 바란다🥲
극장이 작은데도 단차가 꽤 크고 J열이다 보니 거리감도 느껴졌다. 그래도 오글 들기엔 애매한 정도라 맨눈으로 관극 했다👍
아, 드림아트센터에 올 때마다 강제로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하곤 했는데ㅋㅋㅋㅋㅋ
이제야 찾았다. 엘리베이터! 등잔밑이 어둡다곸ㅋㅋㅋㅋ 야외 매표소 바로 옆에 있었다는 거! 핳ㅎㅎ
날도 더운데 이런 건 이럴 때 이용해 줘야지🎶
이 날의 캐스트.
박열과 후미코 모두 초연에도 참여했던 배우들이라 믿고 선택했다.
예매를 하면서 이전 시즌 박제영상을 봤는데, 그 영상들을 통해 이 배우들이 많이 익숙해지기도 했고😃
백기범 배우는 박열 초연을 마지막으로 3년 정도 무대를 안 하다가 재연으로 다시 복귀했다는 게 흥미롭기도 했다.
자주 볼 수 없는 배우겠구나 싶기도 하고.
최지혜 배우를 제외하고는 둘 다 초면인 배우들이었는데, 전체적으로 역할과 잘 어울렸다👍
이제부터는 극 내용에 대해서 쓸 테니 스포가 싫으면 안 읽는 게 좋겠지만, 사실 역사가 스포긴 하다🤔
관동대지진으로 인한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다른 사건을 계획한 일본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6천 명의 사람을 학살한다.
이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기자 또 다른 사건을 찾게 되고, 그들은 아나키스트였던 박열과 그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를 타겟으로 삼게 된다.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이 쓴 시를 읽고 그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되고, 그와의 대화를 통해 뜻이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그와 운명을 함께하기로 결정한 동료이자 연인이었다.
검사국장인 류지에 의해 일본의 의도대로 체포된 두 사람은, 자신들이 덫에 걸렸음을 금방 깨닫고 빠져나가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이 상황을 기회로 바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뜻을 전파할 무대로 여기기로 하고..
재판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며 자유로울 권리가 있음을 외치며, 권력을 부수기 위해 황태자를 저격하려 했음을 실토한다.
생각보다 반향이 크게 일자, 그들을 죽여 영웅화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들은 사형을 면한 채 따로 떨어져 수감생활을 하게 되는데, 사형을 요구하던 그들은 망연자실하고, 후미코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한다.
22년 2개월이 지나, 조선이 해방되자 수감 중이었던 박열도 석방이 되고, 자유로워진 그는 후미코와 함께 사진을 찍던 때를 회상하며 막이 내린다.
위에 잠깐 얘기했듯이 배우들 다 캐릭터와 잘 맞는 목소리와 연기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 오글 없이도 최지혜 배우의 커다란 눈물방울이 떨어지는 게 보여서 레전드..👍
김준식 배우가 막판에 대사를 살짝 버벅거렸으나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박열과 후미코 부부의 모습에 동요되어 자꾸만 자신을 되돌아보고 혼란스러운 삶을 살게 된 모습을 잘 표현해 줬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 박열이 석방된 후에 과거 회상장면이 진행되는데... 슬픔이 지나간 후에 다시 행복한 때를 보여주는 게 잔인하면서도 감정이입이 잘 된 것 같다. 배우들도 그렇고 관객들도 그렇고 모두 눈물바다.
넘버 '잔혹한 연극'에서 류지의 대본대로 살게 된 박열과 후미코의 모습이 보였을 때는, 사의 찬미에서의 사내가 떠오르면서 두 극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최지혜 배우.. 언젠가 윤심덕도 해주길..⭐️
사실 극 제목이 박열이긴 한데.. 후미코라고 해도 될 정도로 후미코 역할이 멋있었다. 그들의 실제 삶을 찾아봤을 때도, 후미코가 단명해서인지 더 큰 임팩트로 남았다. 멋진 여성✨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랬지만 박열... 재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감동이 좀 많이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핳ㅎㅎ 재혼 후에도 후미코의 기일을 지켰다곤 하지만.. 후미코의 죽음이 외롭지 않도록 해주신다면서요... 납북까지 되어버리셨으니.. 후미코의 묘를 박열의 자손들이 얼마나 정성스럽게 돌봐줬을지 모르겠다🥲 결국 함께 잠들지도 못함🤦♀️
넘버들도 좋고 지루한 부분도 없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극. 넘버가 좋기도 하지만 가사들도 멋지고 각 인물들의 캐릭터가 강하고 확실하다. 근데 이게 다 실존인물이야..👍 그 시대상을 생각하면 정말 비범한 인물들이었다는 생각도 들고, 그들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들의 그 용기와 기개는 그들의 불우했던 삶에 의해 응축된 울분이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 시기와 많이 다르지는 않은 것 같은 요즘. 박열과 후미코 같이 용기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그 시기보다 더 암울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스럽기도 하다. 여러 생각을 하게 한 극. 갓극이니 많이들 봤으면 좋겠다. 강추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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