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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31 연극 엘리펀트 송 (스포 O)

일단 보고

by 일단하는사람 2024. 2. 6.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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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보다는 뮤지컬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워낙 이 작품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많아서 안 볼 수가 없었다.

 

궁금한 건 못 참거든요..ㅎㅎ

 

또, 보고 온 친구가 바로 자둘을 하길래.. 믿고 보게 됐다.ㅋㅋㅋ

 

곽동연 배우의 하차가 빠르길래 혹시 못 볼까 봐 오랜만에 티켓팅까지 참전!

 

 

이보통 이후 오랜만에 오게 된 예스 24 3관이다.

 

6열 좌블의 시야. 예스 24 티켓팅으로 이 정도 자리를 쟁취해 내다니 뿌듯.ㅋㅋㅋㅋ

 

무대를 아주 깊게 쓰지는 않아서 전체적으로 다 잘 보였다.

 

대신, 창밖에 눈이 날리는데 그 부분은 잘 안 보인다ㅠ 창밖풍경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아주 중요한 게 있는 것 같지 않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음.

 

굳이 따지자면 마이클 보다는 그린버그를 더 잘 보긴 했다.

 

 

약간 확대하면 이런 모습. 

 

처음엔 내가 카메라를 기울게 잡았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 실제로 무대가 기울어져있다.

 

이런 구조에도 다 의도가 숨어있다는데.. 그것까지 파악하진 못했다😅 

 

다만, 혹시.. 반전이라는 게 마이클의 꿈이었다는 거 아닐까? 뭐 이런 생각을 저 기울기를 보며 생각하긴 했다.

 

너무 공간이 왜곡된 것 같아서😅

 

 

이현진 배우는 컴프롬어웨이에서 봤었고, 나머지 두 배우는 처음이다.

 

그저 곽동연 배우는 나 혼자 산다와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본 기억이.. 박정복 배우는 우영우에서 상대 검사로 봤던 기억이 있을 뿐. 

 

개인적으로 안소니는 이날 아주 열심히 연기하진 않은 것 같다..;;

 

처음에 놀랐던 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안내였다. 마이크 없는 공연은 처음이라 굉장히 당황..ㅋㅋ

 

다행히 목소리가 잘 전달되긴 했는데, 객석이 평소 관극할 때보다 훨~~~~~씬 조용해서 덩달아 긴장했다..;;ㅋㅋ

 

이제부터는 극의 내용에 대해서 쓸 테니 스포를 피하고 싶다면 읽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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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극이 계속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서 매우 새로웠고, 초콜릿이 등장하고 나서야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이 됐다.ㅎㅎ

 

간단히 설명하자면 자살을 원해온 마이클이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영리하게 머리를 굴려 그린버그를 이용해서 뜻하는 바를 이루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렇게 정리하기엔 너무 안쓰러우니까.. 조금만 더 풀어내야지.

 

크리스마스이브, 병원장 그린버그는 무단결근을 한 로렌스의 행방을 찾기 위해 그가 마지막으로 만났던 환자 마이클을 직접 만나러 온다. 마이클과 마주하기 전, 간호사인 피터슨은 그린버그가 마이클을 상담하는 것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을 한다. 그린버그는 아내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다가 환자 파일을 읽지 못한 채로 마이클과 만나게 된다. 

 

마이클은 처음게 본인이 로렌스를 죽였다고 하더니, 돌연 코끼리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으며 그린버그와 제대로 대화를 하려 하지 않고,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린버그는 점점 인내심을 잃는다. 그 와중에 마이클은 피터슨에 대해서 모욕적인 뒷담화를 늘어놓더니 로렌스가 자신을 성추행해 왔다는 얘기를 한다. 사실 그린버그가 로렌스의 행방을 찾는 것도 얼마 전 다른 의사가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리더니, 그의 성범죄가 밝혀진 사건이 있었기 때문. 그린버그는 한층 더 심각해지고, 병원을 찾은 경찰에게 협조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다. 

 

그동안 마이클을 지켜보기 위해 피터슨이 들어오는데, 피터슨을 헐뜯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이클은 그녀와 아주 편안하게 대화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 시점에서 나는 도대체 어떤 게 진실인지, 마이클이 정신분열은 아닌지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그린버그가 돌아오자 피터슨은 자리를 떠나고, 빠른 해결을 위해 환자 파일을 살펴보려 한다. 그걸 필사적으로 막은 마이클은 그 파일을 보지 않는다면 로렌스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고 다짐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좀 들어달라고 부탁한다. 그 이야기의 끝에 답이 있다고. 또, 그린버그가 원하는 걸 얻게 된다면 자신에게는 초콜릿을 달라고 한다.

 

그린버그가 동의하자, 이제까지의 모습은 사라지고 마이클은 진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태어나 엄마와 함께 살았으나 사랑받지 못했다. 평생 딱 한 번 아빠를 만났는데, 아빠에 의해 코끼리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게 되며 코끼리에 대한 집착이 생겼음이 밝혀진다. 충격이 큰 마이클을 걱정한 엄마가 안소니라는 코끼리 인형을 선물하자, 그는 엄마와의 관계가 개선될 것을 기대하지만 다시 방치되고..  오페라 가수인 엄마가 무대를 망친 후 자살기도를 한 모습을 목격한 마이클은 죽어가는 엄마에게서 끝내 사랑한다거나 미안하다는 말도 듣지 못해 크게 분노하여 엄마를 그대로 방치한다. 그리고 엄마의 죽음 이후, 결국 정신병원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여러 의사를 거쳐 로렌스의 환자가 된 마이클은 로렌스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그 사랑을 그대로 돌려받지는 못한다. 그러던 중, 상담을 하던 로렌스는 누나가 병원에 실려갔다는 소식을 듣고 상담을 중지하고 급하게 병원을 떠나게 된다. 마이클은 로렌스가 남기고 간 쪽지를 그린버그에게 전달하고, 상으로 초콜릿을 받는다. 그린버그는 심각한 일이 아닌 것에 안도하고, 마이클의 짓궂은 장난에 그저 웃는데, 마이클은 로렌스에게 전화를 연결해 달라고 한다. 그린버그와 로렌스가 전화로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마이클은 초콜릿을 먹고, 전화기를 건네받은 후 로렌스에게 자신이 초콜릿을 먹었음을 얘기한다. 그린버그는 웃으며 그 대화를 듣지만, 어쩐지 로렌스가 울기 시작하고, 마이클은 자신을 위해 울어주는 거냐며 기뻐하다 쓰러진다.  영문을 모르는 그린버그가 피터슨을 부르는데, 피터슨은 그린버그가 마이클에게 아몬드 초콜렛을 줬음을 확인하고 마이클은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다며 절규한다. 

 

그린버그가 급하게 약을 가지러 나가지만, 마이클은 피터슨의 품에서 죽게 되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사랑해 준 피터슨에게 안소니를 건네주며 '안소니가 사랑한대'라고 마지막 말을 남긴다. 

 

쓰다 보니 길어지네😵‍💫🤣

 

보고 나서 한동안 말을 잃게 됐다. 뭔가를 쉽게 판단하고 말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배우들 얘기하면서 풀어가봐야지.

 

이현진 배우. 우연찮게 컴프롬에서도 약간은 시큰둥하고 뚱한 태도를 갖다가 마지막에 울게 되는 역할로 보게 됐다..;; 굉장히 잘 어울리는데.. 그냥 환하고 유쾌한 역할로도 보고 싶네요ㅠㅠ 마이클에게 재밌는 얘기를 들으며 이거 실수로 터진 웃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웃는 모습을 본 게 그나마 다행 ㅜ 그린버그한테 마이클이 선생님보다도 똑똑하다는 말을 할 정도로 마이클에 대해 잘 알았던 사람. 그러니까 마이클이 피터슨이 없는 곳에서 모든 걸 끝내고 싶었던 거겠지. 마이클이 안소니를 넘겨줄 만큼, 그리고 안소니의 입을 빌려 사랑한다고 말할 만큼, 마이클에게 사랑을 줬을 테니 그나마 다행이다. 마음은 아프겠지만 그래도 마이클을 오래오래 기억해 줄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박정복 배우. 첫 장면이 피터슨과 그린버그의 대화 장면인데, 대사를 뱉는 박정복 배우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마이클의 이야기를 들을 때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주고. 마지막에 초콜릿과 쪽지를 교환할 때 작은 신경전을 하며 현실 웃음이 터지는 부분도 참 귀여웠다. 그런데.. 그린버그는 그 후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어쨌든 환자 노트를 읽지 않은 것은 100% 그의 잘못인데. 그게 자살을 도와준 게 되어버렸으니 너무 크게 대가를 치르는 것 아닌가?🥲 크리스마스이브임에도.. 로렌스가 자리를 비운 게 하루도 되지 않았음에도.. 어쨌든 병원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마이클을 마주한 걸 텐데.. 가정생활로 돌아갈 순 있을까? 아이가 태어나면 한순간도 빠짐없이 사랑을 해주라던 마이클이 끊임없이 떠오를 것 같은데.. 이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박정복 배우는 멋있다. 언젠가 또 볼 일이 있길...!!

 

곽동연 배우. 연기하는 톤이 굉장히 낯설었다. 연기는 말모. 정말 집중 확 되게 극을 이끌어나갔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이 병원에 얼마나 있었냐고 물어봤을 때 '평생 평~~~ 생!!!!!!!!'이라고 소리치던 부분. 정말 그 울분과 답답함이 많이 느껴졌다. 사실 배우보다도 마이클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할 말이 참 많다. 아무래도 나는 알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며 살아왔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때문에. 그린버그의 혼을 쏙 빼놓을 때 로렌스와 피터슨에 대한 험담을 하는데.. 그 험담의 내용이 너무 얼토당토 하지 않고, 악의적이어서 혼란스러웠다. 그들이 없을 때라고 하더라도 동기가 있더라도 그렇게 악질적인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내뱉는다는 게.. 관객의 입장에서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폭력적이었다😂 그는 많이 상처받았고, 많이 지쳤으니까... 하고 힘들게 이해했다. 그리고 그가 로렌스에게 느낀 사랑이.. 과연 진짜 사랑일까. 물론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너무나 외롭고, 사랑을 모르는 아이의 착각이라고 생각도 들어서 거기에 목숨까지 건 그가 더 안타깝지만.. 그게 그의 세계에선 전부였을 수도 있지.. 그가 그게 사랑이라면 사랑인 거지.. ㅠ 극을 보기 전 가장 궁금증을 유발했던 게 '당신은 나와 내가 원하는 것 사이에 있어요'라는 문장이었다. 그 대사를 듣고 단순히 마이클이 바라는 자유(창문)와 마이클 사이에 서 있는 그린버그를 묘사한 걸까 하고 지나치게 단순하게..ㅋㅋㅋ 물리적으로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린버그가 자살을 하기 위한 기회를 줄 열쇠라는 걸 뜻하는 거였겠지..??

마지막으로.. 그의 엄마에 대해서는 뭐 더 할 말이 없지만.. 그의 아버지는 정말 그에게 이런 충격을 주려고 한 게 아니었을 것 같아서 안타깝다. 처음 만나는 아들에게 멋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을지도.. 그걸 받아들이기에 그가 너무 어렸지만 ㅠ

 

 

정리가 잘 됐는지는 모르겠다. 생각하면 할수록 복잡해지는 것만 같기도 하고.

 

그냥 그가 이제는 평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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