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는 책 제목에,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 보게 된 지구에서 한아뿐.
중간 부분이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뭐.. 무난하네~ 정도의 감상만 남기려고 했었는데ㅎㅎ
결말의 임팩트 덕에 책 전체의 감상이 좀 바뀌었다ㅎㅎ
간단히 줄거리를 정리하자면, 한아와 경민은 장기 연애를 한 커플인데 사실은 자유분방한 경민에게 한아가 많이 맞춰주는 방식으로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의 유성우를 보러 가겠다는 경민을 배웅하고 현실로 돌아온 한아는 유성우를 보던 사람들에게 사고가 있었고, 실종된 사람도 있다는 뉴스에 크게 놀라는데, 다행히 경민은 무사히 한아의 품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사고의 충격이 너무 컸던 걸까? 경민은 이전과는 너무나 달라졌는데, 연인으로서는 훨씬 좋은 방향으로 달라졌지만 자신이 사랑했던 경민은 확실히 아니다. 의심을 품고 추궁하는 한아에게, 경민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데.. 진짜 경민과의 거래로, 진짜 경민은 우주를 여행하고, 자신은 외계에서 한아를 만나기 위해 지구로 온 것이라는 이야기다. 멀리 외계행성에서 다른 행성들을 관찰하며 살던 외계인이, 어쩌다 한아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의 곁에 있고 싶어서 진짜 경민과 거래를 한 것이다.
참 로맨틱한 이야기지만, 한아는 먼저 진짜 경민에 대한 배신감, 자신이 버려졌다는 사실에 분노를 한다. 그렇지만, 외계인의 사랑이 대단한 것도 사실이고, 다른 대안도 없기에 자신의 곁에 있는 경민과 관계를 이어나가게 된다. 그리고 진짜 경민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그들은 함께 하며, 한아는 진짜 경민에게 느꼈던 감정과는 또 다른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시간들의 이야기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이질적이라 처음 같은 집중력은 없는 채로 읽었다.ㅎㅎ 인간이 다른 행성 진출도 하고 우주를 떠도는 마당에 지구로 찾아온 최초의 외계인이 한아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게 매우 로맨틱하면서도.. 사실 저런 외계인 되게 많은 거 아냐?라는 생각도 들고..ㅋㅋ 으휴 나는 어쩔 수 없는 로맨스 파괴자인가 보다.. 🤦♀️)
그리고 중년 다 된 시점, 그들의 앞에 진짜 경민이 돌아온다. 아주 쇠약해진 모습으로. 그는 외계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무리를 하며 우주여행을 해왔고, 그 때문에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한아에게 '경민'은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 되어버려.. 그를 차마 경민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엑스라고 부르기에 이르렀는데.. 엑스는 인간이 갈 수 있는 우주의 가장 먼 곳까지 갔을 때, 자신이 한아에게 잊혀질 것임을 깨닫고, 어떻게든 돌아와서 한아를 만나야 했다고 고백한다. 외계인 경민은 엑스를 위해 자리를 피해주기로 하고, 한아 역시 엑스의 마지막을 지켜주기로 한다. 엑스가 죽은 후에도 외계인 경민이 돌아오지 않자 한아 역시 삶에 대한 의지를 모두 잃는데, 너무 늦지 않게 돌아온 외계인 경민 덕에 한아는 다시 자신의 사랑과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한아의 죽음이 다가온다. 편안히 죽음을 준비하는 한아에게 외계인 경민은 한아의 의식을 옮기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통보한다. 그건 결코 한아가 원한 일이 아니었지만, 한아 없이 살 수 없는 외계인 경민은 한아의 친구들까지 그런 과정을 거쳐 다시 함께하게 만들어두어, 한아가 거부할 수 없도록 한다. 그리고 아마도 아주 오래도록 둘은 함께 우주 여행을 하며 살게 되겠지.
외계인이 우주의 힘겨운 여정을 거쳐 지구에 오도록 사랑한 인간. 인간이 갈 수 있는 가장 먼 우주까지 갔던 사람이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만든 인간은 지구에서 한아뿐이겠지. 한아는 경민에게도, 외계인에게도 지독하게 사랑받은 인간이다. 그녀가 싫어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영원히 살아있게 만들 정도로. 왜 이렇게 이 결말이 끌렸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좋았다구. 한아.. 부럽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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