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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연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일단 읽고

by 일단하는사람 2024. 12. 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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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블로그에 쓰기도 한 북카페이자, 정말 나의 아지트가 되어버린 북앤레스트를 가서 발견한 책.
 
폭설을 뚫고 가서🥶 읽을 책을 고르는데, 딱 그날의 기분과 너무나도 딱 맞고😝 강렬해서 손이 갔다.
 
요즘 손님 많은 게 느껴지는 북앤레스트

 

처음엔 그냥 힘든 일상을 위로하는 가벼운 에세이겠거니 했는데 아뿔싸.. 투병에세이였다😳 (작가는 투병이라는 단어가 싫다고 했다. 병은 싸움 상대가 아니라 달래야 할 존재로 생각했다고.. 그렇지만 마땅한 단어가 없어서 부득이하게 이 단어를 썼습니다🥲)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난치성 질환 판정을 받고, 항암, 골수이식을 거쳐 완치판정을 받기까지의 그의 일상과 감정을 아주 낱낱이 써 놓은 책이었다.

 

사진도 첨부되어 있고, 느끼는 고통을 상세히 묘사해 놔서 덩달아 괴로움을 느끼기도 하며 읽었다.

 

부끄럽게도 작가가 말했듯, 재생불량성 빈혈은 이름 때문인지 심각한 병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데, 나 역시 이렇게 큰 병인 줄은 전혀 몰랐다.

 

아주 솔직하게 글을 써서,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될 책이라고 생각했다.

 

건강에 큰 문제가 아직까지 없던 내 입장에서는... 

 

나는 왜 이런 큰 시련을 겪은 것도 아니면서 이 작가의 감정과 심리가 마치 내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비슷하게 살고 있는 걸까? 하는 고찰을 하게 됐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것도 아니면서, 뭐가 그렇게 절망적이고 암울하다고 지옥 속에서 살고 있나? 싶어서 부끄러웠다.

 

제발.. 제발 좀 정신 차리고 살자. 아니, 이렇게 자책하지도 말고 나를 잘 보듬어주면서 아껴주면서라도 잘 살아보자😂

 

작가의 부모님의 이야기가 나올 때도 수도꼭지마냥 울었고🥲

 

이식 후에도 번아웃이 와서 의욕 없이 살아가던 작가의 모습이 너무 공감이 되어서 또 마음이 아팠다.

 

그 힘든 과정을 거쳐 살아남았는데, 이미 뒤처져있다는 느낌, 그 막막함이 너무 절절하게 와닿았다.

 

그럼에도, 천천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이겨내는 과정도 아름다웠고.🩵

 

기억에 또 크게 남은 것은 헌혈과 골수기증이다. 

 

사실 최근 전참시에서 최강희 씨가 헌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인상 깊어서 안 그래도 많이 생각하던 부분인데, 이 책에서 또 비중 있게 다루어 신기했다. 최강희 씨는 골수 기증도 이미 한 사람...👍

 

최강희 씨는 자존감이 낮았을 시기에, 헌혈을 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서 계속하게 됐다고 하는데, 이거 정말 자존감 높이기에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었다.

 

나도 가능하면 올해, 아니 너무 늦었다면 내년에는 꼭 헌혈을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그러려면 몸관리부터 잘해야겠지🥲 (고혈압 비켜😂)

 

그리고, 이 책의 작가에게 골수를 기증을 해준 공여자가 작가에게 편지를 써줬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참 감동적이다. 

 

자신에게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는 말. 덕분에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다는 말. 기도 많이 하겠다는 말.

 

천사가 아닐 리 없다😇

 

가볍게 읽으려던 책인데 묵직하게 와닿는 게 많았다.

 

작가도 나도. 행복하길 바란다. 이 겨울이 가면 봄이 올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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