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년 만에 올라오는 극이다.
또 언제 올라올지 기약이 없으니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을 해뒀다.
관극 하기 전에 들어본 넘버는 '겟세마네'와 'heaven on their minds' 두곡 다 매우 맘에 들었기 때문에 꽤나 기대.
심지어 이호광 버전의 겟세마네도 우울할 때 많이 듣는다ㅎㅎ
많이 들었던 박은태 배우는 아마도 베토벤과 겹쳐서 안 오게 되는 것 같고..
그래도 마이클 리의 겟세마네도 꽤 들었어서 예수 역은 마이클 리로 결정.
유다는.. 사실 이전에 봤던 배우가 하나도 없고 경력직도 둘 뿐. 처음 알게 된 윤형렬 배우 목소리가 좋아서 윤형렬 배우로.
원래 마리아는 장은아 배우로 보고 싶었는데 스케줄이 도저히 맞지 않았다ㅠ
빌라도는 지현준 배우로. 예전에 하데스 타운 영상을 보고 목소리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서 꼭 한 번 보고 싶었다.
공연 장소는 광림아트센터. 이곳도 처음이다.
압구정역에서 좀 걸어가야 하는데 큰 대로변은 아니었다.
교회 건물인데 관람객과 교인들의 엘레베이터가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공연 시간 임박했을 때는 오래 대기해야 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매표소가 7층이거등요.. 언제 7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 봤는지.. 기억도 안 난다ㅎ
E열 중블에서 봤는데.. 오글 필요 없다 ㅎㅎ 광림아트센터 시야는 진짜 좋다고 느꼈다. 정말 가깝다 bb
그치만 음향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좀 울려서 가사를 알아듣기는 어려웠다ㅠ
넉넉하게 도착해서 사진 캐스팅보드 찰칵.
윤형렬 배우 사진 존멋으로 나왔다😎 물론 실물도 멋지심.
여기서부터는 후기.
각 인물의 솔로 대표곡만 듣고 가서 그 곡들만으로 극의 분위기를 예상했었다. 그치만 생각보다 너무 홀리 했다ㅋㅋ
성경 내용이니 어쩌면 당연한 거고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단체곡들? 이 너무나 CCM 같아서 놀랐다.
관객이나 배우나 기독교 신자가 아니면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다 싶었다.
유다 역의 배우 팬이라면 무조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유다 역이다? 최소 세 번 봤을 듯.
그만큼 유다 비중이 높다.
유다로 시작해서 유다로 끝난다. 진짜 말 그대로.
everything's alright 부르는 마리아 역의 제이민 배우 진짜 꾀꼬리다.
그 목소리로 편안히 쉬라고 하니 예수님이 의지하고 좋아할 만함ㅎㅎ
이후 This jesus must die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예수의 세력을 두려워하는
가야바와 안나스가 등장하는데.. 초고음으로 노래 부르는 안나스 역의 김민철 배우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
도저히 믿기지가 않아서 저분이 부르는 게 맞나 계속 확인했다.
진짜 귀에 그냥 꽂히는 고음인데 그렇다고 귀가 아프지도 않았다. 진짜 안 들어본 목소린데 너무 좋았다.
이분 때문에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pilate's dream에서 빌라도가 등장하는데 사실 가사 내용이 잘 들리지 않았다ㅠ 나중에 가사를 찾고 나니 극 이해가
훨씬 잘 됐는데ㅠ 아쉬움이 남는다.
2막 첫 장면은 마지막 만찬인데 2막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휘몰아친다.
근데.. 왜 바닥에 앉아서 만찬을.. 현실감이 느껴져서 조금 웃겼다.
여기서 예수님은 너희들 중 배신자가 있다고 말하는데 유다는 누군지 알면서 왜 얼버무리느냐며 화를 낸다.
유다는 예수님이 신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배신자가 되어야 하고 그게 자신의 운명이기 때문에 영원토록 배신자로 이름이 남을 것이라며
괴로워한다. 예수는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라고 등 떠미는 모습으로 일관.
성경과는 달리 유다를 동정하는 분위기가 좀 있다. 유다는 현실의 문제를 예수가 해결해가며 계속해서 함께 해주길 바란 것뿐이니 말이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겟세마네가 나온다.
사실 마이클 리 배우는 한국어가 완전 유창하지는 않아서 발음이 거슬리는 부분이 계속 있었는데
이 겟세마네 하나로 그냥 모든 역할을 다 했다고 느꼈다. 너무 잘한다.
마지막엔 정말 괴로워하고 울면서 절규하기 때문에 얼굴이 새빨개져서 열창을 하는데 진짜 박수가 절로 나왔다.
이후 베드로가 예수를 모르는 척하는 성경 속 유명한 장면도 나온다.
빌라도가 재판을 하게 되지만 예수를 죽이는 부담을 스스로 지고 싶지 않았던 빌라도는 헤롯에게 떠넘긴다.
헤롯이 나오는 부분이 분위기 전환을 조금이나마 해주는데 이전에는 여자배우가 그 역할을 맡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약간 끼쟁이가 재주 부리는 느낌ㅎㅎ
이런 분위기도 잠시. 예수는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고난을 받고 유다는 그 모습을 보고 괴로워하다 자살한다.
다시 빌라도 앞으로 오게 된 예수. 빌라도는 본인이 예수를 죽이는 것만큼은 피하려 하지만 결국 예수를 십자가형을 내린다.
십자가형을 내리기 전 채찍질을 하는데 예수가 한 대씩 맞을 때마다 눈물 흘리면서 괴로워하는 빌라도가 인상적이었다.
빌라도가 출연하는 시간이 길지 않은데 짧은 시간 동안 그렇게 몰입한 게 너무 대단하다👍
무튼 예수는 죽게 되는데... 갑자기 유다가 공연 복장을 입고 나와서 '슈퍼스타'를 열창한다😂
예수를 조롱하기 위한 장치라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분위기가 와장창 깨졌다..
유다도 극 내내 괴로워하다 자살했는데.. 예수님도 죽음을 앞뒀는데.... 왜 갑자기 디너쇼하시는데요ㅠㅠㅠ
진짜 정신이 혼미해진 채로 끝까지 보고;; 커튼콜까지 다 봤는데 또 무대조명 내려와서 '슈퍼스타'
굉장히 흥겹고 다들 즐거워 보였지만.. 여운이 와장창 깨져 버렸다고 한다... 😂
지금까지 봤던 뮤지컬들과는 확실히 좀 달랐지만 배우들 하나하나 역량이 진짜 대단했다.
그리고 50주년이라는 것도 무시 못한다고 생각하고....
예수 역이나 유다 역 배우들 몸이 너무 좋아서 또 놀랐다;;😅
걍 둘이 편먹고 싸우면 다 때려 부술 수 있을 것 같은디요ㅎㅎ
성경 내용을 뮤지컬로 만들었는데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해하기가 쉬울지는 미지수다.
주기도문 중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 빌라도가 괴로워하는 모습, 천하의 배신자 유다가 괴로워 하는 모습들이 그려져 약간 묘했다.
여러 가지 생각해 볼만한 거리가 풍부한 극인 것만은 확실하다.
최근에 유다 역의 백형훈 배우가 부른 heaven in their minds가 유튜브에 떠서 봤는데 이 배우 목소리가
야비한 느낌의 유다에 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 엄청난 명창이라서 또 놀랐다.
앞으로도 많이 듣게 되지 않을까??ㅎㅎ 이제 마지막 티켓팅만 남았다는데 관심이 생긴다면 한번쯤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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