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우연히 이곳저곳에서 문스토리에 대한 언급을 자연스럽게 듣게 됐었다.
그래서 유튜브도 찾아보게 됐는데, 초연에 현석준, 김수연 배우가 참여했다는 걸 보고 관심을 더 갖게 됐다.
지금 보니 정말 쟁쟁한 배우들이 많이 참여했고, 보고 온 친구도 좋았다고 해서 그냥 바로 예매ㅎㅎ
사실 힐링물이라고 해서.. 모 아니면 도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엄청 좋았던 극이다👍
타어둠으로 좋아하게 된 주다온 배우와, 관극을 한 적은 없지만 이래저래 언급이 많았던 김리현 배우를 맞추느라 애먹었다ㅠ
한 역할을 네 명의 배우가 나눠하는 경우가 있으면 정말 페어 맞추기가 힘든 것 같다😭
무튼! 기대를 하고 관극할 날만 기다리는데 김리현 배우의 부상으로 캐스트가 바뀌어버렸다.
사실 페어 맞추기가 어려웠고 기다림이 꽤 길었어서ㅠ 그냥 취소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져서 일단 관극 하기로..ㅎㅎ
문스토리는 드림아트센터 4관에서 공연 중이다. 4관은 처음인 것 같고..
드림아트센터 자체도 테레즈 때 오고 오랜만인 것... 같은데..??
무튼. 얼레벌레 들어왔는데 몇층인지도 모르고 그냥 냅다 계단을 하염없이 올랐다.ㅎㅎ
무려 5층까지.. 핳핳ㅎㅎ 덕분에 운동도 하고..😅
이 날의 캐스트. 주다온 배우 빼고는 모두 처음이었다. 근데 다들 너무너무 잘하셨음..
제가.. 어느새 울고 있더라고요..?? ㅎㅎ
자리는 F열 우블 벽쪽이었다. 공연장 자체가 작고 아기자기해서 사이드로 빠져도 큰 문제는 없었다.
오글도 굳이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ㅎㅎ
그러나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에어컨이다.
공연장 온도 유지를 위해? 아마 에어컨이 아직 가동됐던 것 같은데... 바람이 직방으로 와서... 정말 큰일이었다ㅠ
이럴 줄 모르고 겉옷을 벗고 봤기 때문에 정말...🤦♀️ 큰일 날 뻔.. ㅎㅎ 보일러 빡세게 틀어놓고 잤다..ㅎㅎ
이날 스페셜 커튼콜 데이였는데 시야는 대략 이렇다는 걸 보여주려고 캡처.
스콜도 난생처음인 것 같은데.. 참 좋았다💙
다른 공연과 마찬가지로 어셔분이 공연 전 안내사항을 얘기해 주는데, 극에 몰입한 상태로 해줘서 프로페셔널해 보였다.
다 외워서 하시는 것 같은데 참.. 멋있었음👍👍
그리고 극이 끝나고 스콜이 시작되기 전, 안전을 위해 바닥에 떨어져 있던 종이들을 다 줍는 시간이 있었는데,
스태프들도 다들 따수워보여서 좋았다.
갑자기 더픽션에서 마구 뿌려둔 종이 때문에 삐끗하던 배우들이 생각났다🤦♀️ ㅎㅎ
이제부터는 뮤지컬 내용을 얘기하려고 하니 관극 전이라면 패스할 것..!!
사실 반전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기보다는 각자가 이 극을 어떻게 판단할지가 더 중요한 극일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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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은 서울에 사는 택시 기사다. 큰 꿈도 이유도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러다 그는 차 사고를 내고, 외상은 없지만 숨을 쉬지 않는 사람을 일단 집으로 데려온다.
본인을 용이라고 말한 그 사람은 다행히 의식을 차리지만, 자신은 달에서 왔다며 알 수 없는 말만 하고..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엔 옛 친구인 이찬영이 '린'이라는 이름으로.. 여자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린은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였는데.. 본인이 원하던 완벽한 모습으로 이헌의 앞에 나타난 것. 무려 7년 만에.
이헌은 두 사람의 등장에 본인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혼자이니 내버려 두라고 한 후 집을 나선다.
그러고는 수연이라는 잡지사 기자를 만나게 된다.
이헌의 팬이었다는 수연을 통해, 이헌이 사실 인기 만화작가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헌은 본인의 만화가 웹툰으로 연재되고 있다는 수연의 말에 '린'의 수작임을 깨닫게 된다.
수연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응원하고 있다며, 그의 비극적인 개인사를 언급하고.
여기서, 이헌의 만화 대부분이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찬영의 이야기이거나, 그가 해준 이야기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찬영은 7년 전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자살을 하고, 그 이후 이헌 역시 활동을 중단하고 두문불출하며 살게 된 것.
이헌은 수연에게 일단 웹툰의 연재를 중단해 달라고 부탁하고, 만화 속 '용'과 '린', 즉 '찬영'이 본인의 눈앞에 나타났다며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고 의심한다.
용이 등장하는 이헌의 만화책 내용은 고아원에 있을 때 어린 찬영이 해준 이야기로 다음과 같다.
달에는 많은 아이들이 살았지만, 그들은 아름다운 지구를 동경하고.. 마침내 지구로 가는 방법을 찾게 되자, 하나둘 지구로 떠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게 된 용과 린 그리고 황. 황은 린과 쌍둥이다.
황마저 지구로 떠나자 린은 그를 그리워하고. 결국 린마저 떠나자 달엔 용만 남게 된다.
린은 지구로 도착해 황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달에서 왔다는 사실조차 기억 못 하고.
린 역시 달에서와는 달리 남자의 모습으로 지구에 오게 된다. 뭐, 달에서는 남녀의 구분이 따로 없었겠지만..
린과 황은 고아원에서 함께 자라며 각자 가수와 작가라는 꿈을 키워나가게 되고.. 틈틈이 용에게 지구의 소식을 편지로 보낸다.
그러다 린의 편지가 끊기자 걱정이 된 용마저 지구로 오게 되고, 달엔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여기서 '린'은 찬영, '황'은 이헌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동시에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책의 내용인지는 혼란스러워진다. 실제로 용이 이헌의 눈앞에 나타나기까지 헸으니.
어쨌든, 이런 내용의 책을 발표하며 이헌은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지만, 찬영은 성 정체성 문제에 본인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문제까지 더해져 정신병원에 있게 된다.
이헌은 찬영이 해줬던 이야기가 당연히 허구라고 생각하고, 이제 현실을 살아야 한다고 찬영을 설득하지만, 찬영은 본인이 한 모든 얘기는 사실이라며 달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그러다 죽음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 극이 진행됐을 때, 이헌의 눈앞에 나타난 용과 린이 모두 허구일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용은 현실의 인물인 수연과도 만나, 본인의 얘기를 설명하고 황, 즉 이헌을 다시 세상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라이브 방송까지 진헹한다..ㅎㅎ;; 그제서야 이헌은 본인 역시 달에서 왔음을 인정하고.. 용은 다시 달로 돌아가고, 린은.. 지구도 달도 아닌 어딘가로 간다.
'어디가?' 했을 때의 대답이 '아무 데도'이다... ㅠㅠ
관극을 하고 시간이 좀 지나기도 했고.. 내용을 설명하기 어려운 극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헌이 더 이상 모든 게 허구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난 달에서 왔어~~' 하는 장면이 그렇게 감동적이었다😭
정말 어른 동화라는 말이 딱 어울린달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고아원 시절부터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찬영이 모든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결론으로 끝나겠지만..
수연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며 좀 더 여지를 준다는 느낌이 신선했다.
물론 수연 역시 어려서부터 만화의 인물과 교감을 했다고 하니.. 그저 이헌의 혼란에 동조하는 인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면 뭐 어떤가? 싶다..
현실 세계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는 우리 모두 달에서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고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든다.
주다온 배우가 나와서 그런가.. 타어둠이랑 겹쳐지기도 한다.
돈파블로 학교의 학생들처럼.. 정신승리하고 그냥 사는 게 나쁜가요?
꼭 진실을 알고 절망 속에 살아야 하나요? 싶은 마음이.. ㅠㅠ
현실적으로 따져보자면.. 린은 지구에서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달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는데.. 많은 달의 아이들 역시 지구에 왔다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데.. 용운 너무나 쉽게 돌아간다는 것이 의아하긴 하다🥲
기억이 흐릿하긴 하지만.. 용은 린을 각별히 생각하지만 이헌과 만났을 때, 이헌의 옆에 있는 린과 직접적으로 대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린은 이미 죽어 영혼의 형태로 이헌에게 나타났기 때문일까?
따지고 들자면 여러 허점이 있겠지만.. 그냥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도 크다😭
결론적으로는 따뜻한 어른 동화이고, 넘버도 참 좋아서 위로가 됐다.
배우들 후기를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정상윤 배우는 현실에 지친 현대인 모습이 너무 잘 보였고..ㅎㅎ
주다온 배우. 이제 믿고 보는 배우가 됐다. 문스토리에서는 특히 '린' 역할이 트랜스젠더로서의 모습, 달의 아이의 모습, 정신병원에서의 처절한 모습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데 모두 찰떡같이 소화해서 감탄했다👍 그리고 여전히 명창 꾀꼬리.
강찬 배우는 린에게 '나만 봐~~' 할 때 춤을 꽤 격렬할게 추셔서 당황..ㅋㅋㅋ 웃음포인트 확실히 살려주기도 했고.. 메이크업 같은 디테일에서도 정말 달의 아이스러운 모습이 잘 나타났다.
표바하 배우도 어리숙한 모습이 딱인 데다 명창. 스콜데이라 영상으로 남아 있어서 두고두고 보게 될 것 같다.
요즘 관극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 자제중이긴 한데.. 또 보고 싶다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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