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꽤나 유명한 뮤지컬이었다는 얘기만 들었던 작품이다.
그렇지만 크게 관심을 갖진 않았던 작품이었는데..
캐스팅이 스리슬쩍 공개된 날.. 주민진 씨요..?? 여기서요..? 하고 어안이 벙벙😳
최종적으로 발표된 캐스팅에서 주민진 씨도 있고.. 현석준 배우까지.. 오.. 더테일🦋
한 번은 봐야하는 운명이구만.. 하고 받아들였다😅
곤투모로우 이후 약 두 달 만에 오게 된 광림아트센터.
워낙 쾌적한 공연장이니 부담이 없다 :)
출연하는 배우가 12명이고, 모두 더블캐스트.
생각보다 페어 맞추기가 어려웠다🤦♀️
일단 우선시 했던 건 차지연-주민진-현석준 배우였는데, 어쩌다 보니 주민진-현석준 페어의 첫 공연이었다.
지금까지 BBCH홀 관극 중 가장 앞인 B열이었는데, 정말 시야가 좋아서 대만족🫶
무대가 깊고 예쁘다!
딱 절반의 배우만 전에 봤었고, 절반은 처음 보는 배우들이다.
캐스킹보드에 써 있듯이 모든 배우들이 1인 2역 이상을 소화하는데, 정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의상을 갈아입고 대사톤을 바꿔간다.
연습량이 보통이 아니었겠다~ 싶었지만 초반에는 정신없었다😅
중앙블럭 통로석이라 대각선 방향을 봤을 때는 무대에 나오기 전 대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이 살짝씩 보였는데ㅋㅋㅋ
그런 모습들이 귀엽기도 하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도 해서 좋았다👍 이런 비하인드 잠깐씩 보는 거 짜릿해✨
이제부터는 공연 내용과 배우들에 대한 감상----------------------------------------------------------------------------------
실화를 바탕으로한 뮤지컬로, 9.11 테러가 벌어진 직후 미국의 영공이 닫혀 오도 가도 못하게 된 비행기들이 캐나다 갠더마을에 불시착하게 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승객들은 초반에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고 무한대기, 그동안 작은 갠더마을의 사람들은 유례없는 대규모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꼬박 하루가 넘게 대기하던 승객들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찾은 건 가족들의 안부, 또 본인의 안부를 전하기 위한 전화였다.
영문도 모르고 불시착한 그들은 테러에 대해 뒤늦게 알게되고, 슬퍼하며 집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다.
갠더마을의 사람들은 손님들이 조금이나마 상처를 잊고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대접하고,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그들은 서로 깊은 정을 나눈다.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 기간동안 새로운 인연을 만나거나 인연을 잃기도 하는데, 이후 당연히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렇지만, 그들 모두에게 갠더마을에서의 따뜻한 기억은 오래도록 남는다.
대략 이런 내용..
실화 이야기도 찾아보면 감동이 두 배다.
비행기 승객들이 갠더마을 사람들을 위해 장학재단을 만들 정도니.. 그들이 얼마나 끈끈한 사이가 되었는지 알 수 있다.
나도 모르게 1막부터 눈물이 났다.
작은 갠더마을의 사람들이, 이것저것 따지지도 않고 승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장면이 너무 따뜻해서.
20년 전이라지만, 저렇게 순수하게 타의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요즘 같은 세상에서 보기엔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캐나다니까 저런 게 가능했을 거야. 그리운 캐나다.. 뭐 이런 생각까지 겹쳐져서 더 눈물이 난 듯하다ㅜㅜ
러닝타임이 짧은데 1막과 2막이 나뉘어 이런저런 말이 많은데.. 사실 안 나눴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나눠서 좋은 점을 꼽자면...
1막 마지막 장면의 아름다운 무대를 인터미션 내내 볼 수 있다는 거.
숲 속에 조명이 여기저기 매달려있는데 웃는 남자 무대 같기도 하고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이 뮤지컬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1막 마지막에 무대가 열리고, 배경이 숲이 되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뮤지컬에 참여하며 같이 즐기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승객들이 갠더마을의 주민이 되는 의식을 치르는 장면인데, 눈물겹게 아름다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테러 때문에 아들을 잃게 된 한나의 이야기인데, 911 당시 많은 소방관들이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쌍둥이 빌딩에 투입됐고, 테러가 난 빌딩을 빠져나온 사람들은 탈출 후 그 소방관들의 얼굴이 잊히지 않아 괴로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 어머니의 심정을 어떨까 싶고.. 하필 불시착 사고로 현장에 직접 가보지도 못했으니 더 한이 남진 않았을까..
또 하나는, 인간이 아닌 동물들을 위해 마음 써준 보니. 동물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어서 내가 얼마나 인간중심적인 사고를 하는지 깨닫게 됐다. 에피소드 외에도 마을 사람과 승객, 승객들끼리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초반의 웃음 포인트 중 하나인데, 정신없이 기념사진을 찍을 때 케빈 T와 케빈 J가 각각 따봉과 하트 포즈를 하며 어긋나서 알아챈 관객들이 깔깔 웃게 한다. 그리고 그들은 갠더마을에서 이별을 하게 되지.. 어쩌면 그 웃음 포인트가 그들의 결말을 알려주는 신호였을지도. 개인적으로는 아싸 기질이 있어서인지 케빈 J에게 이입이 됐다..;; 당연히 이 전에 여러 일들이 쌓인 결과겠지만, 재난 상황 속에서 혼란스러운 와중에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연인이 그저 해맑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걸 보면 외로웠을 것 같다. 그렇지만 케빈 T처럼 그 상황을 최대한 즐기도록 노력하는 게 사실상 더 좋은 방식이라는 건 잘 안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누구 한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지 않는 극이지만 그래도 눈에 들어오는 배우들이 있었는데..
일단 최정원 배우. 너무 멋있고 존재감 넘친다. 보고 있는데 나도 막 운동 열심히 해서 저렇게 활기차고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진다✨
이정수 배우는 목소리 좋은 거 원래 알고 있었지만, 노래 부를 때마다 저절로 몰입이 됐다.
홍서영 배우는 되게 도시적으로 생겼는데, 귀여운 역할도 찰떡같이 소화하신 듯. 나중에 좀 더 길게 노래하는 걸 보고 싶었다.
이정열 배우. 장군님 역할이 아니어도 카리스마 넘친다. 참 멋있는 배우!라는 느낌👍
사심을 제외했을 때 이랬고, 사심 넣어서 더테일 두 분도 잘 봤다✨ㅎㅎ
배우들이 즐기는 장면, 특히 커튼콜 장면에서 모두가 너무 즐거워 보여서 같이 기뻐지고 벅찬 느낌을 받았다.
나이도 성별도 다르지만 모두 빛나는 청춘들처럼 보였다.
이렇게 인류애가 넘치는 극은 처음인 것 같은데, 이런 방식으로도 힐링할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된 새로운 경험이었다🫶
초연이다 보니 자료가 별로 없어서 오리지널버전 넘버를 열심히 듣는 중🎼
참 연말연시에 보기 적합한 극이다. 할인할 때 다들 보시길.. 비록 나는 좀 비싸게 봤지만🥲
231217 - 240321 뮤지컬 드라큘라 (스포O) (1) | 2024.01.02 |
---|---|
231212 뮤지컬 스모크 (스포O) (2) | 2024.01.02 |
231203 연극 키리에 (스포 O) (1) | 2023.12.13 |
231110 뮤지컬 문스토리 (스포 O) (2) | 2023.11.20 |
231105 뮤지컬 사의 찬미 (스포 O) (2) | 2023.11.12 |